양방언 "코로나19 상황에 나온 라이브 앨범, 내 음악이 희망 되길" [EN:인터뷰①]

박은해 입력 2021. 12. 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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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양방언이 솔로활동 25주년을 기념하는 음반을 발매했다.

지난 11월 30일 지니뮤직을 통해 공개된 'Light & Shadow'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라이브 음원을 모은 'Light'와 미발표곡을 포함한 영상작품 음원에 오리지널 신작을 더한 'Shadow'로 구성됐다. 'Light & Shadow'는 양방언이 2016년 베스트 앨범 'The Best'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이자 첫 라이브 앨범으로 그의 몇 년 간 주요 결과물들을 모은 것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햇살이 비치는 음악을 의미하는 'Light'는 라이브는 무대의 화려한 조명 속에서 관객과 함께 공유하는 음악이다. 반대로 'Shadow'는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음악으로, 햇볕이 드는 장소(스테이지)가 아닌 주로 산에 위치한 자택의 스튜디오에서 만든 음악을 의미한다.

12월 8일 오전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진행된 신보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양방언은 "20주년에는 베스트 음반을 냈는데 25주년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2장짜리 음반을 내게 됐다. 'Light & Shadow'라고 대비적인 음악이다. 'Light'는 음악이 빛을 받는 라이브 스테이지에서 빛날 수 있는 음악인데 저에게 라이브란 아주 중요한 것이다. 라이브를 할 때마다 거의 다 녹음하고 있다. 그중에서 제가 베스트라고 생각하는 라이브 음악을 어려운 코로나 시기에, 라이브를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들려주고 싶었다"고 앨범 발매 계기를 공개했다.

"'Light'와 대비된 'Shadow'는 라이브로 사람들 앞에 나타날 수 없는 음악들입니다. 특히 많은 음악, 영상 작업에 참여했는데 그 중에서 영상에서 쓰이는 음악은 OST가 안 나오면 사람들 앞으로 나올 수 없어요. 저에게는 아주 애착이 있는 중요한 작품들, 그림자가 있는 음악을 'Shadow'에 모아놨어요. 부족한 부분은 녹음하고 재편곡, 재구성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탄생시켰습니다. 그렇게 만든 것이 'Shadow'이고, 그 중 유일한 신곡 'Meteor ~ Nora'가 첫 곡이 되었습니다."

5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 'Light & Shadow'는 양방언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음반이다. 양방언은 "원래 전부 신곡으로 구성된 25주년 기념 음반을 생각했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서 세션들을 모아 녹음하는 것이 힘들었다. 평소 오케스트라와 협업하는데 이렇게 가다 음반이 25주년이 지나 26주년, 27주년에 완성될 것만 같았다. 그때 라이브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코로나 시대가 아니면 라이브 베스트 앨범을 낼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라이브 할 때마다 공연장, 공연 테마, 색깔을 종합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Shadow'에는 양방언이 그동안 작업해온 게임, 영상 미발표 음원이 담겼다. 'Shadow'에 수록될 곡을 고르는 데에 고민이 많았다고. 양방언은 "제가 참여한 영상 작품이 정말 많다. 중국, 일본에도 많은 작품이 있는데 그 음악이 정말 그림자가 되지 않도록, 태어난 이상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음원 자체가 많다 보니 고르는 일도 힘들고, 중국 색깔이 짙은 중국 쪽 게임 OST는 너무 많이 수록되면 전체적인 앨범 톤이 맞지 않아 정리하기도 했는데 'Shadow'가 양방언의 음반으로, 현재진행형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앨범 준비 과정을 떠올렸다.

가사가 없는 연주곡으로 구성된 앨범인 만큼 곡 배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양방언은 "저에게 곡 순서는 아주 중요하다. 가사가 있으면 스토리를 이끌어가지만 연주곡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리스너들을 끌어가지는 못한다. 저는 그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상상력은 어디든 갈 수 있다. 어떤 곡을 어떤 순서로 배치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심정으로 바뀌는지 상상해본다. 가사가 없는 만큼 리스너와 같은 음악 여행 시간을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Light & Shadow' 앨범의 유일한 신곡 'Meteor ~ Nora'는 힘겨운 시기 사람들의 염원이 유성에 담겨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곡이다. 이 곡에는 양방언이 자신의 음악 팬과 나눈 교감, 감동적인 스토리가 녹아 있었다. 양방언은 "한 러시아 친구가 2008년 발매된 온라인게임 '아이온'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 팬이라며 SNS로 말을 걸어왔다. 자신이 머릿속에 큰 암을 가지고 있었는데 수술 후 상태가 좋아져 저에게 연락했다고 하더라. 제가 예전에 의사였던 걸 알았는지 수술 전, 후 MRI, CT 사진을 보내줬는데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여서 충격을 받았다. 그래도 자신은 아주 상황이 좋아졌다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말하더라"고 털어놓았다.

"너무 고맙고 반가웠어요. 저는 원래 유성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서 작업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한테 연락을 받고 저는 엄청 힘을 받았습니다. 내가 하는 음악이 이만큼 큰 역할을 하고, 힘이 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저의 소망 역시 그런 사람들한테 조금이라도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심정으로 'Meteor ~ Nora'를 만들었어요. 'Nora'는 그 친구의 이름입니다. 원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친구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내 음악에 맞춰 3D 카툰까지 만들어 보내줬어요. 그런 것들이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사진=엔돌프뮤직 제공)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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