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행정업무 곳곳서 차질..서울·인천시청 일부 '셧다운'도
[경향신문]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행정기관 업무도 곳곳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시청 공무원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내년도 서울시 예산을 심사해야 할 서울시의회의 일정이 연기됐다. 서울시와 인천시의 일부 부서는 한꺼번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느라 업무가 중단(셧다운) 되기도 했다. 기존 업무 외에 생활치료시설 및 선별진료소 파견와 자가격리자 관리 등 업무가 추가된 공무원들은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8일 오후 5시 현재까지 서소문청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중심으로 모두 2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는 대부분은 서울시 도시교통실 소속이다. 이들을 포함한 소속 공무원 모두 이날 출근하지 못했다. 서소문 별관 7층은 지난 7일부터 이틀째 업무가 모두 중단됐다. 간부들도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지하철·버스 등과 관련한 주요 회의가 줄줄이 연기됐다.
서울시청에서 2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집단감염을 두고 일각에서는 서소문청사 중앙에 위치한 밀폐된 화장실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점심식사 후 사람들이 몰려 마스크를 벗고 양치를 했다는 것이다.
이번 확진자 중에는 지난 6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심사에 배석한 간부도 있어 7~8일 예정됐던 서울시 내년도 예산안 심사 일정도 전면 취소됐다. 예결특위 내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예산안 심사는 9일 속개되고 22일 본회의 의결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초 6~8일 서울시를 상대로 종합질의를 하기로 했던 만큼 충분한 질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최근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44조 편성하며 ‘서울 바로세우기’란 명목으로 민간위탁·보조금 사업 등 시민단체 관련 예산을 삭감해 시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김호평 예결위원장은 “예기치않게 질의를 못한 의원들이 많다”며 “원래 일정대로라면 계수 조정을 해야 하지만 계수 시간을 줄여 짧게라도 질의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는 이날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8차 임시회 및 정책간담회 일정도 취소했다.
인천시청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해 이날 신관동이 셧다운에 들어갔다. 인천시청 신관에서 근무하는 자치경찰위원회 소속 공무원 10명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신관 근무자 600여명이 한꺼번에 PCR 검사를 받느라 건물이 텅텅 비었다.
서울의 한 구청에서도 전날 확진자가 나와 비상에 걸렸다. 이에 해당 구청은 전 직원에게 PCR검사를 받게 했으며, 앞으로 매주 한번씩 검사를 받도록 했다. 또 이번주 사적모임 금지와 2교대 점심 식사 등 내부 지침을 내렸다.
서울 은평구는 이날 서울혁신파크 내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 검사 방식을 ‘드라이브 스루’(차량탑승형)에서 일반형으로 전환했다. 확진자 급증으로 검사 대기 차량이 몰리면서 주변 교통혼잡이 빚어지자 내놓은 조치다. 혁신파크 내 드라이브 스루에는 평소 하루 평균 300~400대 차량이 이용했으나, 3주 전부터 600대로 증가했다.
자치구 공무원들은 업무 과부하를 토로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A구청 관계자는 “보건소 인력이 부족해서 일반공무원도 많이 차출하는데, 매일 관내 자가격리자가 1000명 가량 발생하면서 이젠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역학조사는 2~4주, 생활치료센터는 2주 이상 파견을 가는데 서로 가라고 하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바쁘지 않은 사람에게 대신 가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B구청 관계자도 “예전에는 검사소 근무만 했는데 요즘은 재택치료 모니터링도 해야 한다. 자기 기본 업무가 있으니까 야근이나 주말근무가 부쩍 많아졌다”며 “중앙정부에서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대응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성희·박준철·허남설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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