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 오래해야지?"..공군 여군 장교 성추행 무마 의혹

역고소·무고죄 언급하며 피해자 회유 시도
공군본부 검찰, 혐의 인정에도 '불기소처분'

기자회견 중인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사진=연합뉴스

성추행을 당한 여군 장교에게 지휘관이 "군 생활 오래 해야 할 것 아니냐"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오늘(8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어 공군1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 소속 여군 장교 A 씨가 하급자인 B 상사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보고했지만 이를 보고받은 C 중령이 A 씨에게 도리어 회유와 협박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4월 6일, B 상사로부터 어깨와 등, 팔 안 쪽 등을 추행당했고, 그 날 이후로 A 상사로부터 사적인 연락에 시달렸습니다.

B 상사는 A 씨에게 "괜찮으면 우리집으로 초대해서 편하게 잡아줬으면 좋겠음요", "같이 먹게 햄버거를 사와라" 등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참다 못한 A 씨는 군사경찰대 소속 C 중령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C 중령은 A 씨에게 피해 사실을 형사사건화 할 경우 주홍글씨가 남거나 역고소, 무고죄 고소 등을 당할 수 있다며 A 씨의 신고를 막기 위한 회유와 협박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A 씨는 C 중령이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으로 여기고 4월 10일, 고소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이에 C 중령은 정식으로 수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C 중령은 B 상사를 '상관모욕'이라는 전혀 상관 없는 사유로 타 부서로 전출시키려 했고 피해자 진술을 중단시키는 등 수사를 제대로 진행시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자회견 중인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사진=연합뉴스

또 센터에 따르면 B 상사가 부대에 잔류하게 되자 A 씨에게 “군대 생활을 오래 해야 할 것 아니냐? A상사 전출을 통해서 네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사건을 무마시키려 했습니다.

A 씨는 결국 B 상사와 C 중령을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에 고소했고, B 상사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군 검찰은 '피의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A상사가 성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C 중령도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았습니다.

센터는 "피해자가 고소 의사를 C 중령에게 명백히 밝혔으며, C 중령은 지휘관으로서 조사를 재개시켰어야 하나 참다 못한 피해자가 직접 고소를 하기까지 3개월이나 사건을 묵혀두었다"면서 "이렇게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피해자를 회유, 협박한 정황이 파악됐음에도 C 중령을 불기소처분한 것은 명백히 공군본부 보통검찰부가 가해자와 2차가해자를 비호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피해자는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을 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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