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0.01%의 백신 부작용 대상이 될까 두렵다"..청소년·학부모, 백신정책 질타
[경향신문]
“학원이나 독서실에는 방역패스를 적용하면서 종교시설이나 백화점, 놀이공원에는 왜 방역패스 적용 안하나”(중학교 3학년 학생)
“성장기 청소년과 어른의 백신 투여량이 같을 수 있나. 영국은 청소년에게 2회가 아니라 1회만 접종하는 것으로 안다”(학부모)
교육부가 8일 서울 양화중학교에서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과 관련한 학생·학부모·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내년 2월1일부터 도입될 학원과 도서관, 독서실 등을 포함한 청소년 방역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서)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마련한 자리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주재한 이날 간담회에는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최영준 고려대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변자로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주는 이득이 손해보다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우려, 몇 달만에 뒤집힌 정책에 대한 학생·학부모들의 불신의 골은 깊었다. 청소년 방역패스를 적용 받기 위한 1차 백신 접종 마감 시점이 불과 보름여 남은 상황에서 간담회가 열린 것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울산 옥현중학교에 재학중인 유진산 학생은 “백신 개발에 통상 5~10년이 필요한데 mRNA(메신저리보핵산) 계열은 1년도 안 되는 개발기간으로 장기적 부작용 등 추적조사를 못한 상황에서 접종을 시작했다”며 “두 달 전까지 18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강제접종을 하지 않고 선택권을 주다가 2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다 뒤집는 정책을 내놓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영준 교수는 “mRNA 백신의 안전성이나 생리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많은 사람들, 특히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감염을 예방하고 중증환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미국에서도 주별 접종률에 따라 사망률이 다르고 유럽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우리가 본 패턴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백신으로 인한 부담보다 크다고 판단해 접종을 권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번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고 설득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기 어렵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제주도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현국씨는 “아이들 둘 다 2차 접종을 했는데 2명 모두 호흡 곤란 증상과 가슴 통증이 있어서 응급실에 갔다”며 “병원에서 심장에 염증 증상이 발견됐지만 안전 범위 내라는 설명만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후속조치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의사도 없었고 애들이 힘들어하는 동안 답답하고 난감하기만 했다”며 “(학교에서도) 부모에게 안내하는 것이 형식적인 문자 외에는 없고, 혹시 우리 아이가 0.01%의 심각한 부작용 대상이 될까 두려운데 방역당국도 명확히 알려주지 않아 매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혜랑씨도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부작용에 대한 보상 방안, 백신 후유증 이상 반응 검사비나 진료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명확하게 설명이 없다”면서 “또 질병과 접종 인과성에 대해서 인정되지 않는 경우 많아 불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정확하게 설명하고 소통이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이나 학생 감염 급증으로 방역패스 도입 등이 발표되면서 우려가 더 커진 것으로 안다”며 “우려 부분에 대해선 시·도교육청, 학교 현장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정보가 신속하게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 등은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에게 적용되는 방역패스는 학습권과 백신 접종을 선택할 자유를 침해하고 접종 여부에 따른 차별에 해당한다”면서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을 전면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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