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팩 재사용' 광주 광산구, '텀블러 사용 생활화' 부산 수영구 등 탄소중립 선도 지자체 선정
[경향신문]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공동주택 등의 분리수거함에 새로운 배출함이 하나 더 추가됐다. 바로 신선식품이나 냉동식품 택배에 필수적이지만 재사용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아이스팩을 별도 수거해 재사용하기 위한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이다. 아이스팩은 그대로 하천이나 바다로 유입될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수질오염을 일으키며, 수분이 많아 소각을 하기도 어렵다. 매립할 경우 분해되기까지 500년 이상이 소요된다.
광산구는 공동주택 등 인구밀집지역 355개소에 아이스팩 배출함을 설치하고, 아이스팩만을 전담 수거하는 인력을 신규 채용했다. 수거 후 세척한 아이스팩은 전통시장, 식품제조· 유통업체 등 재사용 수요처에 무료로 공급했다.
구민들이 구청의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에 호응하면서 지난해 아이스팩 재사용에 따른 생활폐기물 감소치는 297t에 달했다. 이물질이 묻은 아이스팩 세척 자원봉사에는 총 295명이 참여했고,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은 지난해 12월 시민평가단이 뽑은 ‘2020년 광산구 대표 행복정책’으로도 선정됐다.
부산 수영구는 지난 8월부터 ‘텀블러 사용 일상화’를 위해 구청 인근 카페들과 협약을 맺고, 텀블러 이용 고객에 10% 할인을 제공하는 동시에 구청에 텀블러 자동세척기를 배치했다.
급증하는 1회용컵 사용으로 인해 1회용 컵 제조 및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플라스틱 1회용 컵의 제조 과정에서는 15.72g, 종이컵 제조 과정에서는 6.86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인근 카페들과 구민들이 호응하면서 구청 인근의 카페 21곳 중 16곳이 사업에 동참했다.행정안전부는 ‘탄소중립 주간’을 맞아 탄소중립 실천을 선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22곳을 8일 발표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지역 주민의 실천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자체로는 모두 8곳이 선정됐다. 광주 광산구, 부산 수영구 외에 시민 스스로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도록 하기 위한 생활실천형 탄소다이어터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전 대덕구와 매달 10일 10시에 10분 동안 소등하는 ‘별 볼일 있는 10·10·10 소등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경기 광명시 등도 포함됐다.행안부는 또 탄소중립 추진 체계 및 기반 조성을 통해 탄소중립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천 분위기 조성을 선도하고 있는 지자체로는 서울시·대구시·광주시 등 3곳을, 지역균형 뉴딜 추진을 통해 탄소중립 생태계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지자체로는 울산시·강원 태백시 등 11곳을 선정했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자체와 함께 지역사회·풀뿌리조직·주민이 주도하는 일상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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