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기 싫은 철새, 텃새보다 더 옅은 색 깃털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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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일수록 연한 깃털 색깔을 가져 체온이 오르는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연구 결과를 토대로 깃털 색깔로 햇빛을 덜 받아 체온이 오르는 것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 종이 밝은 빛깔 깃털을 가졌는지를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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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일수록 연한 깃털 색깔을 가져 체온이 오르는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막스 플랑크 조류학연구소의 카스파르 델하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조류의 깃털 색깔과 이동 거리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얻은 이런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저널 발행사인 셀 프레스(Cell Press)에 따르면 연구진은 기후가 조류의 깃털 색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으며, 기온이 높고 그늘이 적은 곳에서 서식하는 조류가 일반적으로 연한 색 깃털을 갖는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곳에서는 연한 색 깃털이 햇빛을 그대로 흡수하지 않고 반사해 체온을 낮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연구에서는 새들이 밤보다는 낮에 훨씬 더 높게 나는 것으로 제시했는데, 햇빛을 받아 오른 체온을 기온이 낮은 곳까지 높이 날아올라 상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두 연구 결과를 토대로 깃털 색깔로 햇빛을 덜 받아 체온이 오르는 것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 종이 밝은 빛깔 깃털을 가졌는지를 따졌다.
우선 코넬 조류학연구소의 '세계의 조류 안내서'에 수록된 조류 이미지를 이용해 검은색에서 흰색에 이르기까지 깃털 색깔의 밝기에 따라 0∼100의 점수를 매기고 종별 이동 습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이동 거리가 길수록 깃털 색깔이 밝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거리 이동 철새는 한 곳에만 머무는 텃새보다 깃털 색깔이 밝고, 장거리 이동 철새보다는 더 짙었다.
이는 큰 새나 작은 새, 물새나 육지 서식종을 가리지 않고 똑같은 양상으로 나타났다.
델하이 박사는 "거의 모든 종에 걸쳐 철새는 텃새보다 연한 색 깃털을 가진 것을 발견했다"면서 "연한 색 깃털은 햇빛에 노출됐을 때 짙은 색보다 빛을 덜 흡수해 체온이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줄여주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간에 그늘에서 쉬지 못하고 먼 거리를 비행해야 하는 장거리 이동 철새들에게는 특히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결과는 동물 색깔의 진화를 결정하는 데 있어 기온과 기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는 것으로, 지구온난화의 영향과 진화적 반응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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