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전문가 존윤의 비즈니스 에볼루션]협업을 촉진하는 용기 있는 선택 '레스 이즈 모어(Less is more)'
최근 팀으로 협업하고 있는 세무사, 보험상담사, 브랜딩 디자이너, 협동조합컨설턴트 등의 사업가들에게 협업을 통한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온라인 그룹 코치를 진행했다.
이분들은 이미 해당 분야 전문가로 고객만족도가 높은 사업가들이었고, 더 나아가 협업을 통해 사업을 더 성장시키고자 함께 모여 노력하고 있다. 그룹 코치의 목표는 혼자서 고객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자신과 고객층이 겹치면서 자신과 경쟁하지 않는 사업가와 고객을 나눌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10개의 고객사가 있는 A 사와 또 다른 10개의 고객사를 가진 B 사의 고객층이 40% 겹친다면 A 사와 B 사가 협력하면 각각 4개의 고객사를 짧은 시간 안에 추가할 수 있다. 협력해 서로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빠르게 신규 고객을 발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가 주된 고객인가요?” “협동조합을 하거나 할 계획을 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입니다.” 협동조합 컨설턴트가 대답했다.
“그럼 어떤 사업가와 협업할 수 있죠?” “협동조합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사나 세무사, 브랜드 디자이너 등입니다.” 필자가 세무사에게 물었다.
“세무사님은 협동조합을 전문으로 하시나요?” “아니요.” “그렇다면, 이 분야에 집중해서 고객을 발굴할 용의가 있으신가요?” “아, 그건 좀 어렵죠.” 필자는 브랜드 디자인 사업가에게도 물었다.
“여기 협동조합 컨설턴트와 협업해서 고객을 발굴해 보시겠습니까?” “그 고객층에만 집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긴 합니다.” 브랜드 디자인 대표가 말했다.
“어떡하죠? 협동조합 컨설턴트님과 협업해서 고객을 발굴하는데 집중하실 수 있는 분들이 여기는 안 계시네요.” 사업가들은 코치 후에 협업이 왜 어려웠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이 명확해졌다고 했다.
당장 결혼을 하고 싶은데 상대는 결혼 생각은 전혀 없고 여러 사람을 만나며 싱글라이프를 즐기고 싶다면 이 두 사람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어렵다.
위의 예처럼 협동조합이 고객의 대부분인 컨설턴트와 협동조합 일이 자신의 매출의 10%도 안 되는 사업가들이 고객 발굴을 위해 집중해서 협업하기는 어렵다. 협업에 대한 열기, 온도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위의 팀의 경우는 협동조합 컨설턴트가 핵심고객을 발굴하는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을 전문으로 하는 세무사나 브랜드 디자인 회사를 이 팀에 영입해야 한다. 기존의 세무사는 중소기업 등 자신의 주 고객층을 팀에서 소개받고, 협동조합 전문 세무사는 협동조합만 소개받으며 협력하면 된다.
하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협동조합 전문 세무사도 일반 고객사들이 있고 기장 등 다른 업무도 하므로, 이미 팀에 있는 세무사와 어느 정도 업무 내용이 겹칠 수밖에 없고 서로 겹치는 영역에 대해서 양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자 협업팀은 협동조합 전문 세무사를 팀에 영입하지 못한다. 그 결과 협동조합 전문 컨설턴트는 팀 내에서 협업할 사업가를 만들지 못하고 팀 밖에서 협업 상대를 찾게 된다. 이처럼 수십 개의 분야의 사업가들이 협업팀을 이뤄 사업을 함께 하는 경우 자신이 집중할 한 가지 핵심고객층이 없을 때 공동의 목표에 집중하여 협업하는 것이 어려워 진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BNI에서는 ‘레스 이즈 모어(Less is more)’ 즉, ‘적은 것이 많은 것’이라는 마인드셋을 사업가들에게 심고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자신의 전문분야가 너무 넓으면 오히려 고객을 소개받고 발굴하기 어렵고, 자신의 전문분야가 좁고 명확하면 고객을 소개받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 수십 년간 협업의 경험에서 입증되었다.
이 단순한 원리를 알면서도 실천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데, 나의 핵심고객층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렇지 않은 고객층은 쫓지 않거나 버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경험으로 증명되었어도 본능적으로 사업가들은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을 놓아 버리는데 강한 거부감과 불안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 불안감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레스 이즈 모어’라는 원리에 대한 이해와 함께 지금까지처럼 혼자서 아등바등하며 사업하는 대신 여러 사업가와 협업해서 사업하겠다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사업의 성공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고 행복하기 위해 오늘도 진화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빈다.
존윤 우버객원칼럼니스트(협업전문가, BNI 코리아 대표, 뉴욕주 변호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