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썰렁한 수소충전소'..2030년 80만대 보급 목표 '아득' [도쿄리포트]

조은효 2021. 12. 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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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수소차 '80만대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일본 국민들에게 수소차는 아직 '멀고도 먼 얘기'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에서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수소차(버스 등 상용차 제외)는 5170대(2020년 말 기준, 버스 등 상용차 제외)로, '2020년 4만대'라는 일본 정부 당초 목표치의 1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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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2030년까지 수소차 80만대 보급 목표
2020년 목표치 4만대, 실상은 5천여대 
자동차 업계 외면.."도요타 정도만 가능"
높은 개발비용에 차종 개발 부진 
소비자 관심도 하락, 관련 예산은 불용  
  
도쿄 미나토구 도쿄타워 바로 앞에 설치된 수소차 충전소. 자료사진. 사진=조은효 특파원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수소차 '80만대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일본 국민들에게 수소차는 아직 '멀고도 먼 얘기'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에서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수소차(버스 등 상용차 제외)는 5170대(2020년 말 기준, 버스 등 상용차 제외)로, '2020년 4만대'라는 일본 정부 당초 목표치의 1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8일 오후 일본 도쿄 미나토구 시바공원 도쿄타워 인근에 세워진 수소충전소에는 장시간 드나드는 차량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일본의 상징 도쿄타워 턱 밑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한 것은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장치이자, 수소 경제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주목돼 왔다. 하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아, 전시시설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전역 약 156곳에 세워진 여타 수소 충전소들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은 수소차 보급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수소충전소 등 관련 예산이 남아도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가 지난 10월 방문한 도쿄 내 ENEOS(에네오스)의 수소충전소 역시 평일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방문하는 차량은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FCV)인 미라이 뿐이었다.

수소충전소는 일반 주유소의 약 5배에 가까운 5억엔(약 51억8700만원)의 초기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 그 외에 정기적인 수리, 검사, 국가자격증을 소지한 직원 고용 등 관리비가 만만치 않다. "채산성은 맞지 않지만, 미래를 응시한 선행투자"라는 게 에네오스 측의 설명이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 충전소를 현재의 6배 이상인 1000개소로 늘리고,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목표를 80만대로 설정했다. 하지만 당장의 현실은 2020년도 당해 목표치의 10%도 안되는 5170대만 돌아다니는 실정이다. "목표가 너무 야심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수소차 관련 예산 집행률은 2015년 89%를 정점으로 2019년 68%, 2020년 53%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수소차 관련 예산은 증가하는데 '남는 예산'이 쌓여가기 때문이다.

불용 예산이 커지는 이유는 뭘까. 마이니치는 수소차 차종 자체가 적다는 점에 주목했다. 차종이 적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대중화에도 걸림돌이 된다. 일본차 가운데 수소차는 도요타가 2014년 출시한 미라이, 혼다가 2016년 출시한 클라리티 등 2개 차종 뿐이다. 혼자는 올해 8월 생산을 종료했다. 수소차에 대한 기술장벽, 높은 개발비 탓에 여타 일본차들은 수소차 개발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차량 한대에 들어가는 개발비가 전기차(EV)와는 자릿수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도요타 정도만 가능하다는 게 일본차 업계의 분위기다.

한편, 한국의 수소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845대(세계 1위)이나, 수소차 충전소는 72기로 일본보다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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