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000만원 별풍선 환불 요청한 남성, 알고보니 BJ였네
조울증을 앓는 아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에게 1억2000만원의 별풍선을 후원했다며 환불을 요청한 사연의 주인공 역시 아프리카TV BJ인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아프리카TV에서 A씨가 진행하는 방송국을 보면 전날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으로 30분가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A씨는 방송에서 “저 돈 없다. 환자도 맞다”며 “아프리카TV 가상현실에서 회장이나 열혈(팬) 가면 있어 보이지 않나. 그래서 현실은 돈 1원도 없으면서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 4개월 동안 거의 1억 정도를 썼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에서는 BJ에게 많은 별풍선을 후원한 상위 20위 시청자에게 ‘열혈팬’이라는 지위를 부여한다. A씨는 그 근거로 자신의 대출현황이 담겼다는 사진을 게시판에 올렸다. 신용카드 할부와 대출서비스 등으로 보유한 대출 원금은 9000만원이 넘는다. A씨는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는 다 받았다”며 “여기에 부모님께 따로 돈 1200만원 빌렸고, 그것도 안 돼서 친구에게 300만원 또 따로 빌렸다. 각종 과태료와 못 낸 세금 다 합치면 빚이 1억2500만원 정도 된다”고 했다.
그는 “정상적인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되겠지만 병이 심해지면 스스로 제어가 안 된다”며 “약을 먹지 않으면 몸이 제어가 안 되고, 약을 먹으면 너무 졸려서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이 잘 해결된다면 아마도 6번째 입원을 할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BJ들에게 보낸 환불 요청 쪽지와 관련해서는 “7월쯤부터 부모님이 쪽지 보내는 걸 제안했는데 제가 약도 안 먹고 버티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았다”며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그 쪽지 내용은 사실 맞다”며 “아버지 아이디로 보냈고, 내용은 누나가 작성해서 제가 후원한 90명에 달하는 BJ들에게 보냈다”고 했다.
A씨는 “저 때문에 혹시 상처입으셨거나 피해를 보셨던 모든 BJ분들 죄송하다”며 “제가 그러려고 한 게 아니라 병이 너무 심해져서 의도와 다르게 행동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방송국 게시판에 실명도 공개했다며 “이 이야기들은 모두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A씨가 말한 게시글은 그동안 BJ들에게 후원한 별풍선 내역을 공개한 글이다. 주로 게임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BJ들로, 많게는 7만1000개부터 적게는 900개를 후원했다고 적혔다. 내역에 적힌 별풍선을 모두 합하면 98만개 이상이며 현금으로 하면 1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A씨는 “이 파일을 참고해 BJ분들 제발 환불 부탁드린다”며 계좌번호를 공개했다. A씨는 이후에도 지속해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 중이다.
◇”BJ윤중, 억울하게 1억2000만원 받은 사람으로 몰려”
A씨가 환불을 요청한 당사자라고 제보한 이는 또 다른 아프리카TV BJ 윤중의 열혈팬 ‘꼴까닥’이라고 밝힌 B씨다. BJ윤중은 지난 5일 환불 요청 쪽지의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공지를 올렸다. 이후 쪽지 내용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BJ 윤중이 1억2000만원 어치 별풍선을 받았다’는 취지의 기사가 나왔다.
B씨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윤중은 1억2000만원 중 1267개의 별풍선만 받았다. 금액으로 따지면 12만원 정도”라며 “그런데도 윤중이 큰 금액의 돈을 받고도 돌려주지 않는 사람처럼 비쳐 가족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씨가 환불 요청 당사자라는 걸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닉네임은 바뀌어도 아이디는 바뀌지 않는다. 윤중에게 환불 요청한 아이디와 A씨의 아이디가 동일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중이 힘들어하는 모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제보하게 됐다”고 했다.
한편 현행법상 성인이 심신미약을 이유로 환불받는 것은 쉽지 않다. 한정후견 개시 심판 소송을 제기해 법적으로 부모 등이 한정후견인으로 지정돼야 한다. 이후 한정후견인의 동의 없이 이뤄진 행위에 한해 법적으로 취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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