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갔을 때처럼..또 멈춰선 MLB, 또 기구한 김광현의 운명

김은진 기자 2021. 12. 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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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Getty Images


김광현(33)은 지난해 초반 고단한 겨울과 봄을 보냈다. 야구인생의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위해 우여곡절 끝에 포스팅 허락을 받아냈다. 미국 시장에 나가자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졌다. 순조롭게 적응하며 의욕적으로 선발 경쟁을 출발했다. 그때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터졌다.

시범경기에서 빠른 구속과 탈삼진 능력을 보이며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스프링캠프가 폐쇄됐다. 메이저리그 전체가 멈춰섰다. 팀 동료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지만 김광현은 캠프지인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통역과 단둘이 남았다. 귀국시 다시 출국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 움직일 수 없었던 김광현은 훈련 상대도 없이 혼자 몸과 마음까지 다잡아야 했다.

그때 꿋꿋했던 김광현의 모습은 메이저리그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축소돼 시작한 첫 시즌을 선발로 잘 보낸 김광현은 올해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도 역시 꿋꿋하게 빅리거로 활약해냈다. 계약기간이 끝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김광현은 이적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직장폐쇄 사태가 터졌다. 또 메이저리그 전체가 멈춰섰다.

메이저리그가 새 노사단체협약(CBA)을 체결하지 못하고 지난 2일부터 직장폐쇄 수순에 들어갔다. 메이저리그의 모든 것이 멈춰서면서 김광현의 진로 결정도 일시정지됐다.

김광현은 KBO리그에서도 데뷔 2년차에 정규시즌 MVP에 오르고 우승반지도 차지했지만 혹독한 조련을 통해 특급 에이스로 올라서는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역시 첫번째 포스팅에서는 쓴맛을 본 뒤 어렵게 두번째 도전 기회를 따내 꿈을 이뤘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마다 가슴졸여야 하는 변수가 등장한다.

이번 겨울은 김광현의 야구인생에 또 한 번 찾아온 대단히 중요한 전환점이다. 메이저리그내 다른 팀으로 FA 이적하면 빅리거로서 좀 더 깊이 뿌리박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KBO리그 복귀의 선택지가 있다. 복귀시에는 보류권을 가진 친정 팀 SSG로 돌아오게 된다. SSG는 원조에이스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복귀할 경우 KBO리그 경쟁 구도 자체를 확 바꿀 수 있는 김광현의 진로는 개인과 리그에 있어 모두 중대한 변수로 꼽힌다. 중대한 시점에 또 ‘천재지변’ 수준의 변수가 등장해 하루를 1년처럼 보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번에도 기구하지만 김광현은 고요하다. 스토브리그 시작 때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내 이적을 바라보고 있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매우 느리다. 이번 FA 시장에서 ‘중소형급’으로 평가받는 김광현 역시 애초에 계약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각오하고 있었다. 시장이 멈춰서기 전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관건은 메이저리그가 다시 움직이는 시점이다. 김광현에게는 이적을 성사시켜 계속 빅리거로 뛰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수로서 내년 시즌을 제대로 뛰는 것이다. 직장폐쇄가 한없이 길어진다면 그때는 김광현도 다른 선택지를 돌아볼 여지가 생길 수 있다. 김광현으로서는 아직은 조바심을 낼 필요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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