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코로나19..'방역경제·청정환경·건강제주' 역점
【제주=좌승훈 기자】 구만섭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은 지난 6월 25일 행정부지사로 부임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후보가 지난 8월 11일자로 지사직을 공식 사퇴함에 따라, 내년 ‘6·1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새 도지사가 취임하기 전까지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한다.
■ 소통행정 강화…행정공백 우려 말끔히 걷어내
일각에선 외부 인사이자, 한 달 전 부임한 구 행정부지사를 두고 ‘정무적 판단이 어렵고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도정 공백’을 우려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지사 권한대행 체제 전환과 함께, 1개월 간 주 2회 제주의 방역·안전, 생활·환경, 경제와 일자리, 도민화합을 주제로 전 방위적 소통 행보를 이어가더니, '방역경제·청정환경·건강제주’ 역점을 두고 도정을 이끌고 있다. ‘위드코로나’에 따른 ‘일상 회복 추진단’도 본격 가동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정 공백에 대한 우려도 말끔히 씻어내는 분위기다.
다음은 지난 2일 지사 권한대행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 제주도가 6조3922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내놨다. 6조원 시대를 열었다. 우선 ‘위드코로나’ 따른 투자계획은?
▶ 내년도 예산안은 ▷역동적인 경제활력 ▷미래성장 동력확보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 ▷청정·공존 매력도시 조성 ▷포용적인 지역사회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
특히 일상회복 로드맵에 맞춰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 백신 예방접종, 공공의료체계 강화와 같은 코로나19 안전망 구축에 역점을 두겠다.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저탄소사회와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제주형 뉴딜 2.0 추진에 4718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 전기차 전후방 산업·그린수소 생태계 조성
또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의 핵심가치를 확고히 지켜나가기 위해 전기·수소차 분야에 1205억원을 들여 전기차 3만대 시대 개막과 함께, 전기차 전후방 산업을 육성하고, 그린수소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겠다.
-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따라 여행객 수요가 제주로 대거 몰리고 있다. 대책은?
▶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 이후 하루 4만명대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있다.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국경 수준의 ‘제주형 방역정책’을 계속 적용하고 있다. 특히 여행객을 비롯해 외부요인에 따른 감염사례와 관광객·도민의 도외 방문 증가 상황에 맞춰, 공항·항만에서의 선제적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여행객들의 ‘제주안심코드’ 앱 설치도 필수다. 내년 1월 중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운행 재개가 예정되고 있어 이에 따른 방역대응 계획도 마련해 나가겠다.
아울러 ‘위드코로나’와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확대에 따라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중단된 무사증(무비자) 제도와 제주 기점 국제항공편 운항 재개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안전관광시스템을 구축하고, 힘들게 버텨온 관광사업체의 재기 기반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
■ 안전관광시스템 구축…무사증제도 재개 요청
- 지사 권한대행 체제에서 임기가 만료됐거나 앞둔 공공기관장 후임 인선이 주목된다.
▶ 현재 기관장 임기가 만료됐거나 만료 예정인 기관은 임기가 1년 연장된 제주신용보증재단과 제주테크노파크를 제외한 6개 기관(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평생교육진흥원, 제주경제통상진흥원, 제주한의약연구원,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4・3평화재단)이다. 기관의 경영공백을 없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민선 8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만큼, 기관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직무대행 체제 또는 임기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
- 지역 최대 현안인 제주하수처리장 공사 지연은 도정 책임이라는 지적이 있다.
▶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이 두 차례 유찰되면서 도민께 심려를 끼쳐드리는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유찰 이유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협소한 부지 내 무중단 운영에 따른 고난이도 공사에 대한 부담과 충분하지 않은 공사기간과 낮은 수익성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총사업비는 기획재정부로부터 530억원을 추가 반영한 3927억원을 확보했다. 기간과 사업비 변경은 기본계획과 재승인 받아야 하는 사항이어서 승인기간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다. 유찰 원인을 분석해 새로운 입찰조건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 공고를 추진함으로써, 계획기간 내에 건설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 대외적으로 ‘채무제로’를 표방하면서 내년도 지방채 사업에 제주시·서귀포시 가로등·보안등 정비사업(65억원)까지 포함됐다. 지방채 발행 사업의 판단 기준은?
▶ 2017년 ‘채무 제로’ 선언 이후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과 도로에 대한 토지보상을 위해 불가피하게 지방채를 발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 중장기 투자계획에 의한 재정투자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도입한 지방재정총량제에 따라 채무비율을 18% 이내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적정 수준의 지방채를 발행해 왔다. 앞으로 법령과 규정에 따라 더욱 세심하게 사업 검토해 지방채 발행사업 선정에 철저를 기하도록 하겠다.
■ 지사 없는 임기 말 민선 7기 검증 무대 섰다
- 코로나19 확산과 침체된 민생경제로 무척 어려운 시기에 도지사 권한대행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남은 민선 7기 역점과제가 있다면?
▶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도민들이 무척 힘들어하고 있다. 먼저 탄탄한 방역 위에 활력 넘치는 경제를 일구겠다. 또 새 도정 출범 전에 상하수도와 쓰레기 처리 문제, 제주형 뉴딜사업 추진, 일상회복 지원사업을 지속 발굴해 도정 핵심사업을 잘 마무리하고자 한다. 특히 지사 중도사퇴에 따른 행정공백을 최소화해 도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권한대행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 다하겠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잇달아 치러진다. 공무원의 선거개입은 행정 불신을 초래하고, 지방자치를 넘어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다.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
한편 구 지사 권한대행은 충남 서천 출신으로 제38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지난 2017년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장 재임 당시 4·3중앙위원회를 6년 만에 열고 4·3희생자를 추가 결정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같은 해 12월에는 제주명예도민으로 선정됐다. 이어 2018년 10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충남 천안시 부시장을 지냈으며,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천안시장 권한대행직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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