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야구용품 살 돈까지 '꿀꺽'..고교야구 감독 구속
[앵커]
인천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이 횡령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 감독은 식대와 경조사비 등의 명목으로 학부모들에게 2천만 원 가까이 받아 챙기고 학생들이 쓸 새 야구공까지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재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사기와 횡령 혐의를 받는 인천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입니다.
지난 3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구속됐습니다.
[이 모 씨/인천 ○○고교 야구부 감독/어제 : "(부모님들한테 돈 받은 혐의 인정하세요?) ... (횡령 혐의 인정하세요?) ..."]
이 감독이 야구용품을 사겠다며 학부모들에게 보낸 견적서입니다.
야구용품 업체의 직원 계좌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부친 돈은 이 계좌를 거쳐 다시 감독에게 전달됐습니다.
[전 야구부원 학부모 : "비싼 회비를 운영진 입장에서는 계속 걷었잖아요. 필요하다고 하니까 걷어서 지출을 했는데, 그게 하나도 아이들한테 간 게 아니잖아요."]
해당 감독은 프로구단과 야구 협회 등에서 지원받은 야구공을 빼돌린 혐의도 받습니다.
'가짜 인증샷'까지 찍었다고 야구부원들은 말합니다.
[전 야구부원/음성변조 : "구단이나 협회에서 나오는 지원받은 공을 놓고 사진을 찍은 적은 많은데, 정작 3년 동안 새 공을 받아서 새 공으로 훈련해 본 적은 거의 없어요."]
이 감독은 이런 수법으로 8천만 원 넘게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에게는 한 달에 한두 차례씩 식대와 경조사비 등의 명목으로 현금 봉투를 받은 거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액수는 천8백만 원입니다.
[전 야구부원 학부모 : "식비 그다음에 경조사비 그리고 스카우터 명절 선물비. 말로는 뭐 아이들을 위해서 썼다고 하지만 받는 사람, 누구한테 가는지는 부모들한테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운동부 감독의 임금 등을 학교가 직접 지급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이 학교는 학부모에게 돈 관리를 맡겨 왔습니다.
경찰은 이 학교의 야구부 담당 교사와 행정실 직원도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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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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