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사과·배 망친 '화상병' 국내 위협"..사전조사 실시

정성원 2021. 12.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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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사과·배 등 장미과 식물에 큰 피해를 끼친 '화상병'이 국내에서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화상병은 사과·배 등 장미과 식물이 불에 타 화상 입은 증상을 보이다 고사하는 세균병이다.

이어 팥배나무, 산사나무, 꽃사과 등 장미과 야생식물 9개속 21종을 대상으로 실험실에서 병원균을 접종한 결과 전형적인 화상병 증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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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화상병, 국내 대규모 확산 시 생태계 위협
정밀검사법 개발…전국단위 정밀조사 실시

[서울=뉴시스] 자생 장미과 야생식물에 화상병 세균을 접종한 후 나타나는 증상.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2021.12.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사과·배 등 장미과 식물에 큰 피해를 끼친 '화상병'이 국내에서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 당국은 전국적으로 사전 조사하는 한편, 병균 검사법을 개발한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야생 장미과 식물을 대상으로 화상병 감염 가능성을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화상병은 사과·배 등 장미과 식물이 불에 타 화상 입은 증상을 보이다 고사하는 세균병이다. 곤충이나 비바람에 쉽게 전파되고 방제가 힘들다. 감염 속도가 빨라 확산을 막으려면 감염병이 발생한 과수원의 모든 나무를 곧바로 매몰해야 한다.

앞서 스위스에선 1989년 북부 지역 자생 개야광나무에서 처음 병이 발생한 후 전국으로 확산한 사례가 있다. 스페인에서도 1995년 프랑스 국경 근처 사과 과수원에서 처음 발병한 이후 주변 자생 산사나무가 감염되는 등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확산했다.

우리나라에선 2015년 경기도 안성 소재 과수원에서 처음 발생한 후 매년 감염이 이어져 왔다.

국립생물자원관과 오창식 경희대 교수진은 지난해 5월부터 자생 장미과 야생식물의 화상병 감염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

우선 충북 지역 매몰지 3곳 주변 야산 장미과 식물을 대상으로 화상병 세균 잠복 여부를 중합효소 연쇄반응(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한 결과 병원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특별한 증상도 없었다.

이어 팥배나무, 산사나무, 꽃사과 등 장미과 야생식물 9개속 21종을 대상으로 실험실에서 병원균을 접종한 결과 전형적인 화상병 증상이 나타났다. PCR 검사에서도 병원균이 나왔다.

연구 결과 국내 야생 장미과 식물도 곤충이나 비바람을 통해 화상병 세균에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량의 병원균도 검출 가능한 정밀 검사법을 개발하는 한편, 전국 단위로 사전 정밀조사를 할 계획이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야생 장미과 식물이 화상병균에 감염돼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지 예방적인 차원에서 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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