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7000명대·위중증 800명대·..의료 현장 "더 버티기 힘들어"
현장은 '번아웃'..중환자·생치센터·재택치료 모두 의료계 부담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175명으로, 7000명을 넘어서고 위중증 환자도 840명으로 800명대 벽을 깼다. 현재 중환자 병상도 포화 상태인데 위중증이 점차 늘어나고 확진자까지 폭증하면서 의료 현장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전날까지 일주일째 5000명 안팎이던 신규 확진자 수는 6000명대를 건너뛰고 단번에 7000명대로 올라섰다. 하루 사이 사망자는 63명 늘어 누적 사망자가 4020명을 기록하며 4000명을 돌파했다.
◇ 수도권 병상가동룔 84.5%…대기자 적체·사망자 증가로 이어져
전날(7일) 오후 5시 기준 중환자 전담병상 전국 가동률은 78.72%였다. 전국 병상 1255개에서 988개가 사용중이다. 수도권만 보면 806개 가운데 681개가 사용되고 있어 가동률이 84.49%다. 전날(6일 기준)의 83.6%(806개 중 674개 사용)보다 악화됐다. 직전일(5일 기준)에 발표한 수도권 병상가동률은 86.6% 보다는 낮아졌지만 꾸준히 85% 전후다. 그런데 8일 0시 기준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5584명으로, 전국 78.2% 비중을 차지했다. 확진자가 늘어났으니 위중증도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중환자 병상이 아예 고갈된 지역도 많다. 대전이 28개 병상이 모두 사용되어 가용 병상이 0개다. 중환자 병상 6개인 세종 역시 6개가 모두 사용돼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경북 역시 확보 중인 3개 병상 모두 사용되고 있다. 충북과 충남은 각각 32개, 43개의 병상을 갖고 있지만 입원 가능 병상은 각각 3개와 6개밖에 되지 않아 곧 소진될 상황이다.
병상 부족은 병상 대기자가 적체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이는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국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수도권에서 1일 이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860명이다. 1일 이상 기다린 사람은 289명, 2일 이상 119명, 3일 이상 94명, 4일 이상도 358명이나 됐다. 1일 이상 대기자 총 860명 중 70세 이상 고령자는 378명, 고혈압·당뇨 등 질환 및 기타 사항 해당자는 482명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위드코로나 이전까지 주간 단위로 1~3명이던 입원 대기 사망자는 11월28일~12월4일에 13명으로 급증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11월1일부터 사망한 환자의 수가 2년 동안 사망한 숫자의 4분의 1도 넘는다"며 "입원도 못해보고 대기 중에 상태가 악화하는 위중증 환자가 생기면서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수차례 행정 명령에도 병상확보 목표 못채워 방역 당국은 꾸준히 수차례 행정명령을 통해 병상 확보에 나서고 있다. 9월10일 행정명령 후 11월 들어서 5일, 12일, 24일 세차례나 추가로 내렸다. 당국은 이를 통해 12월6일 기준으로 수도권 537병상(중증 12, 준중증 178, 중등증 347), 비수도권 765병상(중증 112, 준중증 2, 중등증 651)개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즉 확보된 병상은 총 1302개로, 중증 124병상, 준중증 180병상, 중등증 998병상이다.
하지만 이는 행정 명령을 통해 확보할 것으로 목표한 병상에 대폭 못미치고 있다. 특히 준중증 병상은 11월5일과 12일 명령으로 454개가 확보될 계획이었지만 현재 180병상이 확보된 것이다.
정부는 비수도권 대상으로 9월10일 내린 행정명령으로 중증 122병상, 중등증 1112병상 확보를 목표로 했다. 수도권에 내려진 11월5일 명령은 준중증 402병상과 중등증 692병상, 수도권에 내려진 11월12일 명령은 준중증 52병상, 비수도권에 내려진 11월24일 명령에 따르면 준중증 267병상 확보가 목표였다.
◇ 일선 의료계 이미 '번아웃'…병원·보건소도 "완전히 과부하"
당국은 "행정명령 외 자발적 운영 병상을 포함하면 총 2575병상(12월6일 기준)이 확보됐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상황은 아직 개선되지 않았다.
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코로나 환자 병상을 만들려면 (장비 등 때문에) 일반 병상 5~6개 자리를 빼야 한다. 간호사와 의사 등이 다른 환자보다 더 필요한데 우리 경우는 생활치료센터까지 관리해야 한다"면서 "의료진의 번아웃(탈진)은 극에 달했다"고 토로했다.
또 병상이 고갈되면서 코로나19 환자를 배정 전까지 돌봐야 하는 것도 문제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은 병상 대기자도 따로 격리실을 마련해 건강 상황을 돌봐야 한다. 여기에 또 인력이 투여된다. 병상 부족이 이렇게 악순환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보건소 직원들도 "현장은 완전 과부하 상태"라며 "확진자 폭증에 자가격리자도 엄청 늘어나면서 자치구 전 직원이 자가모니터링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병상 배정이 빨리 이뤄지지 않는데 대한 민원도 이들에게는 스트레스다.
각 자치구들이 협약을 맺은 재택치료 관리 협력 병원 의료진의 번아웃도 나타나고 있다. 협력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체온과 산소포화도, 코로나19 의심증상, 그 외 건강상태를 전화로 하루 두 번 확인하고 24시간 상담도 하고 있다"며 "지금은 버틸 만 하지만 곧 업무 포화 상태에 이르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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