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파고(Fargo)의 女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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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북부의 노스다코타 주.
농업이 주 산업인 노스다코타의 주도(州都)는 비즈마크이지만 인구가 가장 많은 경제·교육 중심지는 동남쪽에 자리잡은 파고(Fargo). 해운업자 윌리엄 파고의 이름에서 유래한 도시다.
군더슨이 자중지란 끝에 혼자 남은 범인을 경찰차에 태우고 눈 덮인 노스다코타 국도를 달릴 때의 무심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다만, 파고를 보면서 흉악한 범인에게 총구를 겨누는 만삭 경찰의 이미지는 오랫동안 뇌리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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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미국 중북부의 노스다코타 주. 동쪽으로 미네소타, 남쪽으로는 당연히 사우스다코타, 서쪽으로 몬태나 주, 북쪽으로는 캐나다와 맞닿아 있다. 농업이 주 산업인 노스다코타의 주도(州都)는 비즈마크이지만 인구가 가장 많은 경제·교육 중심지는 동남쪽에 자리잡은 파고(Fargo). 해운업자 윌리엄 파고의 이름에서 유래한 도시다.
1997년 개봉한 조엘 코언 감독의 영화 ‘파고’가 이 도시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었다. 1987년 파고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다. 빚에 쪼들린 자동차 세일즈맨이 돈 많은 장인으로부터 몸값을 뜯어내기 위해 아내를 납치하려 불량배들을 고용했다가 벌어진 사건이다. 이 흉악한 사건 수사를 맡게 된 동네 경찰서의 마지 군더슨. 한눈에 봐도 몸이 무겁다. 만삭인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군더슨 본인도 주저하지 않고, 주변의 누구도 수사를 말리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특히 군더슨이 범인들에게 가까워질수록 그녀가 다치지 않기를 바랐다. 군더슨은 꼼꼼한 수사를 통해 범인들을 궁지에 몬 뒤 결국 검거한다. 군더슨이 자중지란 끝에 혼자 남은 범인을 경찰차에 태우고 눈 덮인 노스다코타 국도를 달릴 때의 무심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군더슨을 연기한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코언 감독의 동생 에단은 각본상을 받았다. 코언 감독은 아카데미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칸 영화제·영국 아카데미·시카고 비평가 협회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명장이라는 코언 형제가 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다만, 파고를 보면서 흉악한 범인에게 총구를 겨누는 만삭 경찰의 이미지는 오랫동안 뇌리에 남았다. 겨울이 되면 파고를 다시 보는 영화 팬이 많다고 한다.
최근 인천의 흉기 난동 현장에서 경찰이 이탈해 논란이 됐다. 특히 두 명의 경찰 가운데 한 명이 여성이었다는 점이 부각됐다. 경찰은 코로나 때문에 호신장비 사용 등 실전 연습을 하지 못했다며 뒤늦게 훈련을 한다고 법석을 떨었고, 그래도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인천경찰청장이 사퇴했다. 여성 경찰이 문제였을까? 군군신신(君君臣臣) 부부자자(父父子子). 대통령, 장관, 경찰청장, 경찰관 모두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소홀히 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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