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후 7년 8개월 만에 다시 열린 인천∼제주 뱃길..주 3회 왕복 운항

지건태 기자 2021. 12. 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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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트러스트호

인천=지건태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넘게 끊긴 인천∼제주 뱃길을 이을 여객선이 10일 취항한다.

새로 건조된 여객선은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비욘드 트러스트호’(신뢰, 그 이상)로 정했다.

8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매주 3회 인천과 제주를 오갈 예정이다. 인천에서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7시 출발해 이튿날 오전 9시 30분 제주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제주에서는 화·목·토요일 오후 8시 30분에 출발해 다음 날 오전 10시 인천에 도착한다. 편도 기준으로 운항 거리는 274마일(440㎞)이고 운항 시간은 14시간 안팎이다.

2만7000t급 카페리(여객·화물겸용선)인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8m로 승객 850명, 승용차 487대, 컨테이너 65개 등을 싣고 최대 25노트(시속 46㎞ 정도)로 운항할 수 있다.

선체 내부에는 90여 개 고급 객실과 레스토랑, 비즈니스 라운지, 선셋 테라스, 마사지 라운지, 편의점, 키드 존, 펫 존 등 다양한 고객층을 위한 편의시설을 마련됐다.

마루형 이코노미 등급의 평일 요금은 5만4000원, 주말·공휴일 요금은 5만9400원이다. 평일 기준으로 2층 침대가 있는 스탠다드와 디럭스의 운임은 각각 6만1800∼6만5400원이다. 스위트 등급은 32만4000원, VIP 등급은 84만 원의 요금을 내면 된다. 일반 승용차나 승합차를 실으면 22만6000∼48만 원의 요금이 책정된다. 인천에서 제주로 향할 승객은 인천 중구 옛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또 세월호 침몰 지점인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와 맹골군도 사이 바닷길인 맹골수도를 피해 운항한다.

맹골수도는 물살이 빠르고 거세기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거센 조류로 전문 잠수사도 수중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천에서 제주로 향할 때 ‘지름길’이나 다름없는 맹골수도를 피해 돌아가면 왕복 기준으로 10마일(16㎞)가량 운항 거리가 늘어나지만, 선사 측은 안전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기로 했다.

한편 인천∼제주 여객선의 운항이 재개되기까지 7년 8개월이 걸렸다. 세월호(6825t급)와 오하마나호(6322t급)를 운항하던 청해진해운이 2014년 5월 면허 취소를 당한 이후 뱃길이 끊겼다. 이어 청해진해운의 면허가 취소된 지 2년 반 만인 2016년 11월 인천∼제주 항로 여객 운송사업자 공모가 진행됐으나 제안서를 냈던 유일한 업체가 적격 기준(100점 만점에 80점)에 미달해 탈락했다. 앞서 2015년에는 수협이 타당성 검토를 하며 인천∼제주 여객선 운항을 저울질했으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최종 판단해 2016년 사실상 철수했다. 스웨덴의 한 선사가 한국법인을 만들고 관심을 보였으나 세월호 참사로 끊긴 여객 수요를 다시 끌어들일 자신이 없어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4월 다시 진행된 공모에서 모 건설사가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으나 인천항 부두 확보 시점이 미뤄지자 사업을 포기하고 2019년 9월 운항 면허를 반납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면허 반납 이후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을 운항할 사업자를 찾는 공모를 다시 진행했고, 2019년 11월 하이덱스스토리지를 신규 사업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사업자 공모에서 하이덱스와 경쟁했다가 탈락한 업체가 사업자 선정 결정을 무효로 해달라며 지난해 3월 소송을 제기했고, 1·2심 패소 후에도 상고하면서 취항 일정은 미뤄졌다. 결국 대법원이 지난 9월 원고 패소 판결을 하면서 취항 준비가 본격화했다.

하이덱스는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인수해 이달 1일 인천항으로 옮겼다. 시험운항, 운항 관리 규정 심사, 선장 적성심사, 본 면허 취득 등을 거쳐 이달 10일 인천∼제주 항로에 취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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