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 민식 군 부모 모욕한 유튜버, 항소심서 '감형'

“경찰서 난동” “학폭 가해자” 허위 주장에 1심 징역 2년→2심 징역 1년

1심 “피해 정도 매우 극심” 2심 “명예훼손 처벌 신중할 필요 있어”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의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 관련 사고 피해자인 김민식 군의 부모를 상습 모욕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유튜버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욱 김규동 이희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 군 부모들에 대해 ‘경찰서 서장실에 난동을 부렸다’거나 ‘학교 폭력의 가해자’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지난해부터 민식이법이 시행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부모를 상대로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식이법은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량에 부딪혀 숨진 김민식(당시 9세) 군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A 씨는 수사 과정에서도 김 군 부모를 비난하고 재판에선 무죄를 주장했지만, 이후 태도를 바꿔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A 씨 죄질이 불량하다고 보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약 11만 명에 이르고 업로드한 영상의 조회 수도 최대 10만 회가 넘으며 피해자들의 실명과 사진을 직접적으로 공개하는 등 피해자들의 피해 정도가 매우 중하다”며 “피고인이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지도 의문”이라고 판시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형사 처벌은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는 효과를 내고, 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 이러한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날 수 있어 형량을 정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오늘날처럼 유튜브, 인터넷 홈페이지, 블로그, SNS 등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유튜브 채널을 이용한 명예훼손·모욕죄에 대한 처벌은 피고인과 같은 행위자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일반인에게도 광범위하게 위축 효과를 가져오는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은 무거운 면이 있다”고 형량 감경 이유를 밝혔다.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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