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눈높이로 렌즈에 담은 '다문화'.."차별 아닌 융화로 한발 더"

박정경 기자 2021. 12. 8. 10: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학교 가는 길, 미끄럼 타는 모습, 함께 뛰는 친구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커다란 구름. 아이들의 일상과 아이들이 바라본 세상이 사진 작품으로 남았다.

이주배경아동과 비이주배경아동 총 12명의 아이가 직접 촬영한 사진은 지난달 16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충남 당진시 당진문예의전당 전시실에 '우리 모두는 꽃이다'라는 이름으로 걸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충남 당진시 당진문예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 ‘우리 모두는 꽃이다’ 사진전에 작가로 참여한 12명의 아동 모습. 당진남부사회복지관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지난 3월부터 이주배경아동과 비이주배경아동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아동들이 직접 카메라에 담은 사진을 모아 전시를 열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지난 4월 충남 당진시 합덕제에서 진행된 사진 수업에서 한 아동이 카메라를 들고 무언가를 찍고 있는 모습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당진 남부사회복지관 ‘우리 모두는 꽃이다’ 사진전

이주 - 비이주 아동 12명 함께

사진 수업 받은 뒤 일상 촬영

주민 500여명도 한마음 참여

“서로의 문화·언어 공유하면

다문화 향한 인식 개선 가능”

학교 가는 길, 미끄럼 타는 모습, 함께 뛰는 친구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커다란 구름…. 아이들의 일상과 아이들이 바라본 세상이 사진 작품으로 남았다. 이주배경아동과 비이주배경아동 총 12명의 아이가 직접 촬영한 사진은 지난달 16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충남 당진시 당진문예의전당 전시실에 ‘우리 모두는 꽃이다’라는 이름으로 걸렸다.

전시회장 입구 벽에는 12명의 아동 얼굴이 무지개 배경으로 소개됐다. 이어지는 작가별 사진 전시 구역에는 ‘밀래나가 보는 세상’ ‘재성이가 보는 세상’으로 나뉘어 개별 아동들이 찍은 4~5장의 사진이 걸렸다.

아동들은 요즘은 보기 드문 아날로그 감성인 필름카메라를 활용해 사진 촬영을 했는데, 매주 필름 한 롤(36장)을 사용해 꾸준히 사진 연습을 거듭했다. 총 15회의 사진 출사를 거듭하면서 아동들은 사진 한 장에 자신의 마음과 시선을 담아내는 법에 익숙해졌다.

사진작가가 된 우강초 6학년 임하영 학생은 “내가 보는 것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찍었는데 전시회에 작품이 전시되니 너무 신기했다”며 “친구들과 재밌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강초 6학년 김효경 학생은 “내가 찍은 사진이 전시된다는 것이 신기하다”면서 “사진 찍는 게 너무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16년부터 방과 후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당진남부사회복지관은 올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주배경아동 통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 3월 이주배경아동과 비이주배경아동 총 12명을 모집했고, 학교가 끝나는 오후 4시 30분부터 아이들이 복지관에서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토털공예와 독서, 미술, 시낭송, 작문, 베이킹을 비롯해 공연 및 전시 관람, 집단상담 등이 진행됐으며, 이번 전시회의 기반이 된 사진 수업도 이뤄졌다. 15회에 걸쳐 진행된 사진 수업은 우리 아이들은 각자 다 다르지만 같은 세상에서 같은 눈높이로 살아가고 있고, 아동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문화 인식이 완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우리 모두는 꽃이다’ 사진전은 지역주민 500명가량이 참여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당진남부사회복지관에 따르면 복지관이 위치한 합덕·우강지역은 이주배경아동이 밀집돼 있다. 일례로 인근 신촌초등학교의 경우 전교생의 40%가 이주외국인 아동이며 29%가 다문화 아동이다. 복지관은 아동들에 대한 차별이 이들의 우울과 불안의 정도를 높이고,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이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다.

당진남부사회복지관 이예신 담당자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동 전원이 아는 외국 단어 중 ‘까까시까’라는 말이 있는데 러시아 말로 ‘똥’이란 뜻이고, 우리 아이들은 그 단어를 아주 잘 알고 사용하고 있다”며 “다문화 사회가 된다는 게 꼭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에 완전히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고 융합하는 것이라면, 프로그램에 참여한 우리 아이들은 그 부분을 완벽하게 체득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진남부사회복지관은 앞으로도 비이주배경아동과 이주배경아동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비이주배경아동의 다문화 수용력을 향상시키며, 나아가 다문화융합의 메시지를 담은 전시회와 도서를 출판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다문화접촉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시대의 빛과 거울이 될 훌륭한 인재 양성을 위해 오늘도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사랑을 베푸는 선생님들의 값진 사연을 전해 주세요. 제보 및 문의 : teacher@munhwa.com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