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올림픽 보이콧, 중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보고 판단해야"

강민경 기자 2021. 12. 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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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 초대한 적도 없어" "작은 패거리 정치 하려 해"
"중국 비방에 최대한 많은 아군 동원하려는 것"
호주 시드니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이 9~10일(현지시간)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띄우기 위해 올림픽을 정치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맹비난했다.

8일 이 매체는 국내외 인사들의 발언을 인용, 중국은 미국을 올림픽에 초청한 적도 없다며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선언은 우스갯소리이자 스스로를 우습게 만드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9~10일 화상으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한다. 여기에는 110개국의 정부와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초청됐으며 유럽연합(EU)을 포함해 한국과 일본, 영국, 호주 등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 대부분이 참석한다. 권위주의 국가로 분류되는 중국과 러시아, 터키 등은 초청받지 못했고,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이 초청 명단에 올랐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도구로 활용해 '작은 패거리' 정치를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친중 성향의 국내외 관측통들을 인용, 미국이 중국을 모욕하기 위해 '비열한 행동'(cheap shot)을 벌이려 하지만 이는 올림픽을 정치화하려는 미국의 악의적인 행보를 드러낼 뿐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의 정치 및 국제관계 분석가인 톰 파우디는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발표는 명백히 기회주의적인 것"이라며 "희생이나 대가를 치르지 않고 반중 감정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미국 전문가인 뤼샹은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은 국제 사회에서 존재감과 주도적 역할을 과시하기 위해 이목을 끌려는 것"이라면서도 "사전에 초청장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이콧하는 것은 아주 치사한 정치적 제스처다. 그건 내가 화성에 가는 것을 보이콧하겠다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우습다"고 비꼬았다.

그는 "아마 두세 나라 정도는 미국을 따르겠지만 더 이상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각 나라들은 중국인들이 (보이콧에 동참한) 나라들을 어떻게 생각할지를 보고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의 올림픽 정치화 전략은 이른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며칠 앞두고 최저점을 찍었다"며 "보이콧은 미국이 최대한 많은 아군을 동원해 중국을 비방하고, 다른 나라들에게 어느 쪽 편을 들지 선택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세계적 영향력을 확인하려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영국의 사무변호사이자 국제중재위원인 그레이엄 페리의 발언을 인용,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은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라는 이슈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중국을 악랄하고 억압적인 독재국가로 묘사하길 좋아하지만, 사실상은 그 반대"라며 "중국은 8억 명의 사람들을 가난에서 구재했고, 더 많은 사람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지켜냈다. 서방은 중국에 피해를 입히려고 신장 지역에서 인종학살이 벌어졌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을 두고 미국 내에서도 조소 어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반대 진영 인물들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니키 헤일리는 트위터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은 우스운 행동"이라며 "중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팀이 나타나든 말든 개의치 않는다. 그들은 우리 선수들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그레이존의 벤 노턴 부국장도 트위터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이 인권을 위한 과감한 조치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초대한 적도 없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이는 심술궂은 아이가 '어쨌든 난 가기 싫었어!'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6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탄압을 사유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되, 관련 행사에 미국 정부 인사를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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