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 다른 너에게 가졌던 편견 미안해.. 아름다운 우정 쌓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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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갈아! 나 마린이야.
오늘은 너에게 고맙고 미안한 일이 많아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 용기 내 편지를 쓰게 됐어.
내가 태어나서 만났던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긴 너의 모습이 조금은 충격이었던 것 같아.
나는 '아차'하며 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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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복지부장관賞 김마린
나의 세 잎 클로버 친구 하갈이에게
안녕? 하갈아! 나 마린이야. 오늘은 너에게 고맙고 미안한 일이 많아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 용기 내 편지를 쓰게 됐어. 5년 전 우리가 1학년 때 기억나니?
나도 많이 어렸고 학교가 처음이라 어색하기만 했었는데 수업이 시작되고 우리 반 교실 문을 열고 네가 들어왔어. 그 순간 너를 보고 심장이 굉장히 두근두근했어. 내가 태어나서 만났던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긴 너의 모습이 조금은 충격이었던 것 같아.
“하갈아, 이리로 와보렴.” 선생님께서 전학 온 너를 부르시는 거야. “에…나…나는 암로하갈…음…어…”하며 말을 더듬으며 소개하던 네가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너에게 관심이 갔어. 그런데 그때는 내가 내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 같아. “한국어도 할 줄 몰라?” 너무 큰 내 목소리가 교실로 울려 퍼졌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후회가 돼. 내가 말을 내뱉은 후 몇 초간 정적이 흘렀고 네 눈시울이 붉어졌어. 나는 ‘아차’하며 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너는 서툰 말로 다행히 자기소개를 마쳤고 선생님께서는 네가 아직 한국말이 서툴고 부끄러움이 많으니까 앞으로 잘 챙겨주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씀해주셨어.
근데 사과할 타이밍을 놓치고 만 나는 너에게 했던 못된 말이 계속 생각났지만 차마 너에게 사과를 하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버렸던 것 같아. 물론 지금은 우리가 많이 가까워졌지만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너에게 편견을 가지고 많은 사람 앞에서 부끄럽게 해서 정말 미안했어.
4월 23일 너의 생일을 기념해서 학교에 방문해주신 너희 부모님께서 이집트라는 국적을 가진 너희 가족과 나라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던 거 기억나? 그날 다른 나라의 언어와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너에 대해 알아간다는 게 정말 기뻤던 것 같아.
한국어와 아랍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너를 보니 정말 멋졌어. 그리고 어린 나이에 2개 국어를 사용하느라 많이 헷갈리고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안쓰럽기도 했어.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며 우리 즐거운 일이 많이 있었지? 이집트의 문화가 달라 속상한 일도 많았어.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는 문화 때문에 우리와 함께 컵라면이나 젤리를 먹지 못했을 때…우리만 먹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했고. 특히 1박 2일 체험학습이 많았는데 이집트에서는 여자가 집이 아닌 곳에서는 잘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청천벽력 같았어.
대한민국과 다른 이집트 문화를 알게 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더욱 가까운 친구가 된 것 같아.
하갈아, 내가 항상 덤벙대고 실수해도 괜찮다고 해주고 부탁하면 다 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그런데 가끔은 거절해도 좋을 것 같아. 너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좋은 것 같거든. 우리 앞으로 서로에 대한 마음도 공유하고 우리 우정 변치 않도록 서로 함께 노력하자.
이집트라는 나라, 정말 멋진 나라인 것 같아. 너의 나라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네가 내 눈에는 더 멋지게 보여. 항상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주고 밝은 게 너의 가장 큰 매력 같아.
하갈아, 그동안 수고했고 힘내!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 사랑하고 감사해! 파이팅! 2021년 5월 23일
너의 베스트프렌드 마린이가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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