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동성 결혼' 합법화..중남미 7번째

보수 반대 딛고 양원 통과..피녜라 대통령 "이제 자유 범위 넓힐 때"
동성 부부 입양 인정·성 전환 시 자동 이혼 조항도 폐지키로

칠레 상원에서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이 통과된 2021년 12월7일(현지시간) 발파라이소에서 활동가들이 기뻐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칠레에서 7일(현지시간)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이 상·하원 양원을 통과했다. 이로써 칠레는 중남미에선 7번째로 같은 성별의 법적인 혼인을 인정하는 국가가 될 전망이다.

칠레 하원은 이날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찬성 82, 반대 20, 기권 2표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법안은 앞서 이날 오후 12시 상원을 통과한 직후 하원에 상정됐다. 이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서명만 남은 상황이다.

이로써 칠레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우르과이에 이어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7번째 국가가 됐다. 멕시코에서도 32개주(州) 가운데 24개주에서 이를 인정했지만, 아직 국가 전체의 입법화로 발전되진 못했다.

칠레 하원에서 2021년 12월7일(현지시간)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이 찬성 82, 반대 20, 기권 2표로 가결됐다. 사진은 칠레 하원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 News1 최서윤 기자

이번 법안은 지난 6월1일 정부안으로 의회에 제출됐다. 보수 성향의 피녜라 정부가 낸 법안이란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동성결혼 합법화는 2017년 진보 성향의 미셸 바첼레트 정부도 추진했지만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피녜라 대통령은 이를 반대해온 주요 인사 중 한 명이었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번 법안을 제출하면서 "자유의 가치를 심화해야 한다. 사랑할 자유 및 사랑하는 이와 가정을 이룰 자유, 두 사람간 모든 애정 관계의 존엄성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이런 자유와 존엄을 보장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법 법안에는 동성 부부의 입양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혼인 후 성전환 수술을 하고 이름과 법적 성별을 바꾼 경우 자동 이혼되는 조항도 폐지키로 했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