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혁명]⑤페북은 '사명'까지 바꿨다..韓 메타 신대륙 '선점' 하려면

김근욱 기자 2021. 12. 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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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너 혁신 맞아?.."현실과 다른 '새로운 경험' 제공해야"
메타버스의 꽃은 'NFT'..규제·진흥 방향성 수립 필요

[편집자주]인터넷이 대중화된 1990년말 불어닥친 '닷컴버블'을 방불케 하는 광풍이 불고 있다. 메타버스 개념에, 블록체인 기반의 NFT가 결합된 '돈버는 가상세계' 광풍이다. 2007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혁명' 이후 일대 변혁이다. 변화의 바람이 실체없는 광풍으로 사라질까,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을까.

SK텔레콤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첫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장면을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중계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2021.10.21/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메타버스 '광풍'이 매섭다. 8일 기준, 전 세계 가장 유명한 메타버스 '로블록스'의 시가총액은 79조원. 미국의 게임 대장 '블리자드'의 시가총액 53조를 훌쩍 넘어섰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은 아예 사명을 '메타'(Meta)로 바꿨다. 한국의 IT·통신·게임사도 모두 메타버스와 NFT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관건은 누가 메타버스라는 신대륙을 '선점'하느냐다. 플랫폼 서비스의 특성상 선점 효과가 매우 중요하다. 카카오톡을 쓰는 이용자가 다른 메신저를 이용하지 않는 것처럼, 메타버스 시장에서 가장 빨리 이용자를 확보하는 곳이 시장을 이끄는 '리더'가 된다.

한국은 메타시대의 리더가 될 수 없을까? 한국은 전 세계 1위 IT 기업 '구글'과의 시장 경쟁에서 승리해 자국의 검색 플랫폼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다. 동시에 메타버스에 가장 밀접한 형태로 평가받는 '게임' 제작 강국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공개된 BTS의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유튜브 캡처)© 뉴스1

◇ 메타버스, 현실과 다른 '새로운 이익' 제공해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대중성' 확보다. 사실 메타버스를 '혁신'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메타버스 주 이용층이 10대와 20대, 그리고 VR기기와 같은 고성능 기기를 사용하는 집단으로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IT·게임업계에선 메타버스가 혁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아직은 혁신에 필요한 최소한의 이용자를 확보하지 못한 게 사실. PC-모바일 시대에 이은 '메타시대'를 활짝 열기 위해서는 이용자 확보가 최우선이다. 산업의 변화는 결국 이용자들의 이동에서 온다.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선 메타버스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메타버스 콘서트는 가수가 거대한 크기로 나타나거나, 우주·바닷속을 유영하는 등 환상적인 요소를 결합하면서 대중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네이버의 '제페토'는 글로벌 친구들을 사귈 수 있게 도와주고, 또 이용자들이 직접 개발자가 되어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 기능도 갖추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메타버스와 콘텐츠'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비대면 환경이 종료되고 나서도 안정적인 사업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 현실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이익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글로벌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 메타버스의 꽃 'NFT'…규제·진흥 방향성 수립 필요

메타버스가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NFT'(대체불가능한토큰) 규제 해결이 필수적이다. NFT는 돈이 되는 가상재화를 의미한다. 메타버스의 재화를 현실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게 하면서,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역할이다. 사실상 NFT가 메타버스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한국에선 NFT가 제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NFT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게임이다. 그런데 한국은 게임 속 가상재화의 현금화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메타버스 '로블록스'도 한국에선 NFT 기능을 제외했고, 한국 게임사 역시 모두 해외시장에만 NFT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가 게임이 메타버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쉽게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게임위가 NFT게임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전 세계는 성장하고 있는데 한국만 제자리걸음이라 업계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준이라도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NFT는 미술품, 음원 판매 및 게임 아이템 거래 적용을 시작으로 디지털 콘텐츠의 새로운 거래 양상이 된다"면서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국가를 초월하는 통합적인 경제 활동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을 위해 NFT 거래 관련 정부의 규제·진흥에 있어 일관적인 방향성 수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G전자의 소프트웨어 전문가 교육과정을 마친 직원들이 메타버스 수료식을 진행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2021.7.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여러 가능성이 안전하게 시도될 수 있는 환경 필요"

아울러 메타버스와 관련된 '법제도' 정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우선 메타버스에선 저작권 분쟁 가능성이 크다.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의 연결이 핵심이기 때문에, 실재하는 공간·사물·인물을 가상 세계에 그대로 재현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관광 명소를 재현하고, 유명인 아바타가 등장하는 메타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저작권 및 수익 분쟁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또 구체적인 법제도가 마련되지 않으면 다양한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실제 일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성희롱·스토킹 등 사이버폭력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 로블록스를 통해 미성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낸 23세 남성이 구속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정준화 과학방송통신팀 입법조사관은 '메타버스의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는 개인 간 상호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모욕·비하·인신공격과 같은 개인 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주요 이용자인 10대에 대한 아바타 스토킹·아바타 몰카·아바타 성희롱 등 아동 성범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법제도와 메타버스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Δ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진 활동에 대한 현실적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Δ상거래가 이뤄질 때 과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Δ메타버스 시스템이 해킹되거나 침해될 경우 이용자 보호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것은 메타버스의 여러 가능성이 안전하게 시도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며 "촘촘한 사전규제부터 만들어서 신산업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했던 과거의 정책적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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