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행원리에서 만난 동네 사랑방과 부부의 주택

조재희 입력 2021. 12. 8. 06: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을 꿈꾸며 옛 양옥집의 친근함을 담아 지은 집.

부부는 프라이버시 확보가 중요한 도심 주택과 달리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동네 사랑방 같은 집이 되기를 바랐다.

"상업공간이 최대한 '집'에 가깝게 연출되었다면, 주택은 정형화된 평면에서 벗어나 부부만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슬슬슬로우 & 카페 스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을 꿈꾸며 옛 양옥집의 친근함을 담아 지은 집.
식당과 카페, 주택이 한데 모인 이곳에선 제주의 풍경이 벗이 된다.


제주의 동쪽, 월정리 바닷가에서 멀지 않은 곳. 여행객들에겐 이미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한 ‘슬슬슬로우’가 새로 자리를 잡았다. 예전엔 오래된 시골집을 손수 고친 정겨운 모습이었다면 1층 식당과 2층 카페, 살림집이 모인 새집은 한결 단정하지만 어쩐지 친숙하고 따스한 인상이다.

친숙한 재료들을 조합한 주택 입면. 옛 양옥집을 떠올리게 하는 왼쪽 매스는 식당과 카페가 있는 상업공간, 단정한 박스 형태의 오른쪽 매스는 부부가 거주하는 주택으로 구성되었다.


1층 식당 ‘슬슬슬로우’는 비워낸 면면을 건축주가 손수 꾸미고 채워나간 공간이다.

“행원리 ‘슬슬슬로우&카페 스을’은 건축주의 그림 한 장으로부터 시작되었어요. 옥상에서 마당으로 이어지는 미끄럼틀을 비롯해 멀리서도 이 부부의 집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특징들이 담겨 있었죠.”

설계를 담당한 건축사사무소 오의 오정헌, 김지희 소장은 건축주 부부와 오랜 시간 집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부부는 프라이버시 확보가 중요한 도심 주택과 달리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동네 사랑방 같은 집이 되기를 바랐다. 그동안 국내외를 여행하며 머물렀던 집의 기록을 건축가와 공유했고, 옛것만이 간직한 멋을 새집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자는데 의견이 모였다. 익숙하게 보아왔던 기와지붕과 옥상 파라펫, 식당 내부의 툇마루 등은 모두 제주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90년대 양옥집의 특징들을 조형적으로 풀어낸 것들이다. 여기에 나란히 자리한 귀여운 빨간 벽돌집의 조합이 동네 분위기와 어우러져 친근감을 자아낸다.


SECTION


① 휴게음식점 ② 현관 ③ 거실 ④ 주방 ⑤ 다용도실 ⑥ 방 ⑦ 드레스룸 ⑧ 욕실 ⑨ 복도



상업공간은 접근하기 쉽도록 도로변에 가깝게, 부부의 생활공간인 주택은 안쪽으로 배치했다. 상업공간 1층은 식당 ‘슬슬슬로우’로, 농가주택을 개조했던 예전 공간처럼 건축주의 손맛을 최대한 담고자 여백을 적절히 두고 한옥의 툇마루를 빌려왔다. 마루에 앉아 창을 활짝 열면 제주의 정감 있는 풍경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식당 내부는 바닥과 마루의 단 차이를 두어 각각의 풍경에 몰입할 수 있는 좌식 공간을 곳곳에 배치했다.


한옥의 툇마루를 빌려온 좌식 공간은 마당을 향해 열린 창과 함께 제주의 정취를 감상하기 위한 장치가 되어준다.

안쪽 좌식 공간에서도 건물 뒤쪽으로 펼쳐진 또 다른 풍경과 정취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2층 ‘카페 스을’은 건축주 부부가 배낭여행 중 머물렀던 집들의 느낌을 곳곳에 담아낸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마루를 두되 소파에 기대어 창밖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따뜻한 온도의 재료와 빛의 색감, 여행지의 사진이나 그곳에서 사 온 소장품 같은 장치들이 반영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대지면적 ≫ 539㎡(163.05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2명(부부 + 반려견 1)  
건축면적 ≫ 204.20㎡(61.77평)  
연면적 ≫ 363.87㎡(110.07평)  
건폐율 ≫ 37.96%  
용적률 ≫ 68.08%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9.3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1종1호 100T 등  
외부마감재 ≫ 주택 - 적벽돌 타일 / 상업공간 - 수성페인트(1층), 목재(2층), 기와 지붕, 두라스택 큐블록 Zag W(난간)  
담장재 ≫ 제주돌담  
창호재 ≫ 재현인텍스 PVC 시스템창호, PNS 커튼월  
에너지원 ≫ LPG  
전기·기계·설비 ≫ 한성이엔지  
시공 ≫ 더프라임 종합건설㈜  
설계·감리 ≫ 건축사사무소 오




상업공간의 출입구가 있는 건물 측면. 1층의 양옥 지붕과 외부계단의 단순한 벽, 2층 지붕의 조형미가 어우러져 묘한 조화를 이룬다.


2층 카페로 오르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특히 개구부 프레임을 적극 활용한 지붕은 하늘을 담는 건 물론 채광을 확보해주는 역할을 한다.


풍경을 향해 열린 카페 내부. 이곳엔 부부가 여행하며 머물렀던 집들의 기록을 곳곳에 담아내고자 하였다.



PLAN




“상업공간이 최대한 ‘집’에 가깝게 연출되었다면, 주택은 정형화된 평면에서 벗어나 부부만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작은 이층집은 크지 않은 면적임에도 적정 층고와 가변적 도어를 활용해 쾌적하고 효율적인 공간을 이룬다. 인테리어는 부부가 선호하는 분위기와 질감을 고려하여 디자인했다. 1층 거실과 다이닝룸은 따스한 색감의 셀프레벨링으로 바닥을 마감했고, 계단은 얇은 금속계단을 행잉 처리한 디자인으로 선적인 미감을 강조했다.

주택의 거실. 선적인 요소를 강조한 계단은 얇은 금속과 환봉으로 제작하고, 발에 닿는 촉감을 고려해 자작나무합판을 계단판재로 사용하였다.



(위, 아래)거실과 하나로 이어지는 동선의 주방. 상업공간의 반대편에 있는 작은 데크 마당과 연결된 작은 방은 4연동 슬라이딩 도어를 여닫음에 따라 거실, 주방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다.


2층 침실은 한쪽 벽을 돌담에 쓰이는 석재로 마감해 제주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다. 테라스에는 영롱쌓기한 벽돌로 난간을 만들어 채광과 개방감을 확보했다.

2층으로 오르면 제주 돌담석을 쌓아 올린 벽이 이국적이면서도 정다운 침실이 자리한다. 특히 침실과 욕실을 잇는 보이드는 하늘을 향해 열린 공간으로 외부 시선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건축가의 작은 선물이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GNI 개나리벽지 / 바닥 - 방 : 한솔 울트라와이드마루, 거실 및 다이닝룸 : 셀프레벨링 + 벤자민무어 페인트 / 천장 - GNI 개나리 천장지  
욕실 및 주방 타일 ≫ 세웅건재  
수전 등 욕실기기 ≫ 이누스  
주방 가구 ≫ 제작 – 스테이인그로브  
거실 소파 ≫ 이케아  
조명 ≫ 영주조명 더딜라이트  
계단재·난간 ≫ 자작나무합판 계단  
현관문 ≫ 도어코  
방문 ≫ 예림도어  
데크재 ≫ 방킬라이 위 오일스테인




침실 맞은편에는 서재, 작업실 등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과 드레스룸이 자리한다.


베이지 톤의 따스한 분위기가 감도는 2층 욕실.


2층 침실과 욕실을 잇는 보이드.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보호받는 틈새 공간이다.




건축가 김지희, 오정헌 _ 건축사사무소 오


2016년 제주도에서 건축사사무소 오(O ARCHITECTS)를 열고, 장소성을 가진 일상적 건축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작업해오고 있다. 제주의 동네를 기록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친밀한 건축을 만들고자 한다. 주요 작업으로는 제주 저지리 미술관 ‘데이지’, 울산 간절곶 ‘비비다아리’, 제주 단독주택 ‘월정소굴’, 서귀포 태흥리 근린생활시설 ‘혜도원(彗濤原)’ 등이 있다.

064-755-2418│www.oarchi.com




취재_ 조고은  |  사진_ 최진보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1년 12월호 / Vol.274  www.uujj.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의 기사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복사, 배포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오니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