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외교 참모, 워싱턴에서 한반도 정책 '신경전'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1. 12. 8.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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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 측 김성한 전 차관 "종전 선언 시기 상조"
이 후보 측 위성락 전 대사 "대화·제재 압박 섞는 실용주의 추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외교·안보 책사들이 미국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화상 회담을 통해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종전(終戰) 선언 등 대북 정책을 두고 서로 인식차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위성락(왼쪽) 前대사, 김성한 前차관

7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인근 샐러맨더 리조트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rans-Pacific Dialogue)’에 이 후보 측에서는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역임한 위성락 전 대사가, 윤 후보 캠프에서는 외교부 2차관 출신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참석했다.

위 전 대사는 이날 “이재명 후보는 이론적으로 경도됐고 대북 유화론자라고 추정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후보자의 대북 정책은 단단한 현실주의와 실용주의 노선에 기반해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해결돼야 할 가장 중요한 안보 현안”이라며 “협상과 대북포용 정책이 유연한 방식으로 구사돼야 하지만, 북한의 약속 위반이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정정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 후보는 대화와 협상 뿐 아니라 보상과 제재, 압박 등을 미국 및 한미일 공조 하에 다양하게 섞어서 구사할 것”이라며 “쉽게 도달한 합의는 쉽게 파기될 수 있다. 첫 조각부터 상대적으로 쉬운 이슈와 함께 비핵화 및 안보, 평화 이슈를 함께 묶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 전 차관은 “윤 후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 그러나 ‘빅딜’과 ‘스몰딜’ 중 양자택일을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하지만 첫 단계부터 북한의 달라진 태도를 이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난 30년간 우리는 상대적으로 쉬운 첫 단계부터 지속가능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에 있어 실질적 진전을 보이는 대가로 종전협정을 요구하지 않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라며 “일반적인 평화 협정은 전쟁 종식에서 시작해 평화 유지를 위한 구체적 조치들로 넘어가는데, 문재인 정부는 왜 우리가 이 둘을 분리해야 하는지 설득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종전 ‘선언(decclaration)’ 대신 ‘성명(statemen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흥미로운 부분”이라며 “바이든 정부가 양자 사이의 균열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에 대한 한국의 참여 강화 차원에서 전략핵 시스템 배치와 관련해 한미 회담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외교·국방장관 한미 2+2 회담은 물론이고, 외교·경제장관 2+2 회담을 여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한·일 관계 회복을 전제로 2+2+2 회담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양측은 한·미 동맹 등에서는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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