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의 편지] '오미크론' 시나리오, 쓰고 계십니까?

이종태 편집국장 2021. 12. 8.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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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경제학자들이나 관련 언론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인상)이었습니다.

올해 10월의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0월보다 4~5%대까지 오른 것이 미국·영국·독일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관찰되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국 중앙은행들은 '물가가 너무 오르지 않는' 현상을 걱정하면서 물가인상률을 2%까지 끌어올리려고 몸부림쳐 왔습니다.

그러다 불쑥 4~5%의 물가인상률이라는 놀랄 만한 수치가 등장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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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9.4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사진은 11월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 11월 경제학자들이나 관련 언론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인상)이었습니다. 올해 10월의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0월보다 4~5%대까지 오른 것이 미국·영국·독일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관찰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플레이션은 지난 20여 년 동안 ‘지나간 옛이야기’ 정도로 여겨지던 현상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국 중앙은행들은 ‘물가가 너무 오르지 않는’ 현상을 걱정하면서 물가인상률을 2%까지 끌어올리려고 몸부림쳐 왔습니다. 그러다 불쑥 4~5%의 물가인상률이라는 놀랄 만한 수치가 등장한 것이죠.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부정적인 현상만은 아닙니다. 올해 들어 백신접종률이 크게 높아지고 경제활동을 억제하던 각종 규제가 사라지면서 글로벌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만 팬데믹 기간에 파괴된 공급 능력이 수요만큼 빠르게 복구되지 않기 때문에 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이건 꼭 사야 해’라고 마음을 바꾸는 것은 순식간에 이뤄지지만, 한동안 사업을 접었던 기업이 생산을 재개하는 데는 시간이 훨씬 더 걸릴 수밖에 없거든요.

다만 모처럼의 높은 물가인상률이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내년 혹은 앞으로 수년에 걸쳐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첨예하게 의견이 갈립니다. 양쪽 모두 나름 탄탄한 증거와 이론적 틀을 갖고 있습니다. 높은 물가인상률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의견이 먹히면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등 고강도의 긴축정책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 경우, 그동안 엄청나게 팽창한 자산시장 거품이 폭발하면서 또 다른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었습니다.

11월 말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오미크론 변이’입니다. 12월 초 현재까지 오미크론의 전파력과 병독성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미크론이 다른 변이들보다 훨씬 파괴적인 것으로 입증될 경우 글로벌 경제도 타격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경기후퇴와 함께 물가가 급락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혹은, 글로벌 공급능력이 다시 파괴되면서(경기후퇴) 물가가 더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스태그플레이션)도 나옵니다. 불확실성이 세상 도처에 넘실거리는군요. 개인으로서나 국가로서나 미래의 여러 가능성들을 잘 검토하고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종태 편집국장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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