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한국영화 '오! 문희'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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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오! 문희'가 중국에서 개봉했다.
2015년 '암살'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춘 우리 영화가 6년 만에 중국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다.
한국영화가 중국으로 들어가는 길은 완전히 봉쇄됐지만 중국영화는 한국에서 꾸준히 상영됐다.
'수상한 그녀'와 리메이크 중국영화 '스물이여 다시 한번'으로 중국 관객에게 잘 알려진 나문희 배우가 만들어낸 캐릭터와 이야기의 힘으로 인해 "웃음과 눈물, 미소와 감동이 함께하는 영화"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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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오! 문희'가 중국에서 개봉했다. 2015년 '암살'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춘 우리 영화가 6년 만에 중국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다. 중국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한령'을 발동했다. 한국영화와 TV프로그램, 대중가요에 대한 전면적인 수입금지였다.
한국영화가 중국으로 들어가는 길은 완전히 봉쇄됐지만 중국영화는 한국에서 꾸준히 상영됐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우리 극장에서 개봉한 중국영화는 모두 220편이다. 해마다 44편이 개봉한 셈이다. 물론 중국영화가 우리 시장에서 호평받거나 큰 수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둘 사이에 존재하는 수적 편차는 지나친 불균형을 보여준다.
'오! 문희'는 손녀딸의 뺑소니 사고를 목격한 치매어머니 오문희(나문희 분)와 아들 황두원(이희준 분)이 함께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다. 한국적 상상력과 소박한 구성을 통해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 중국판 포스터에도 '한국의 국민할매' '한국식 온정영화' 같은 표현이 등장했다.
지난 주말 중국 전역에서 상영된 '오! 문희'에 대한 관객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개봉 이후 5일간 박스오피스는 141만3000위안(약 2억6000만원)으로 전체 순위 11위에 올랐다. '수상한 그녀'와 리메이크 중국영화 '스물이여 다시 한번'으로 중국 관객에게 잘 알려진 나문희 배우가 만들어낸 캐릭터와 이야기의 힘으로 인해 "웃음과 눈물, 미소와 감동이 함께하는 영화"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한한령의 해제신호로 보는 건 과잉해석이다. 중국은 여전히 "한한령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한령 해제'를 공표하고 말 일도 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바람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면 알 수 있듯 한한령이 중국 당국의 변하지 않는 조치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영화상영 허가는 동계올림픽을 앞둔 중국의 유화적 제스처일 뿐이다.
많은 이가 한한령의 원인을 사드배치에서 찾지만 과연 그런가 하는 점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사드'가 한한령 발동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긴 했지만 더 깊은 원인은 다른 데 있다. 즉 대중문화를 통해 국가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확산하는 도구로 삼아온 중국 공산당에 한국 문화콘텐츠가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거기에는 민주와 자유, 평등과 공정의 가치가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한령 이후에도 한국 문화콘텐츠의 대중국 수출액은 꾸준히 늘었다. 문화콘텐츠의 대중국 수출규모는 2015년 기준 14억5000만달러에서 2018년 기준 34억4000만달러로 치솟았다. 그러나 출판과 방송장르는 수출액이 급감했고 영화장르는 평균을 밑도는 성장을 보였다. 이는 중국이 여전히 한국 문화콘텐츠를 필요로 하지만 이념집약형 콘텐츠엔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정책적으로 봉쇄하는 조치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우리도 1998년에 이르러서야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하는 정책을 취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바람직한가는 다른 문제다. 정책이 국경을 넘어서려는 문화의 도도한 흐름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한령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객은 여전히 '어둠의 경로'로 한국영화와 방송을 즐겨본다.
이런 상황은 문화콘텐츠산업의 생태계를 교란할 뿐만 아니라 건강한 문화교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당장 한한령 이후 폭증하는 한중 문화갈등의 사례들만 보아도 그렇다. 그러므로 중국은 한한령에 대해 더 당당한 자세로 적극적인 설명을 하든지, 한한령 자체를 해제함으로써 문화교류의 기반을 회복해야 한다. 지금처럼 찔끔찔끔 생색내기에만 몰두한다면 문제해결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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