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뉴질랜드도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中 “대가 치를 것”
내년 2월 4일로 예정된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을 불과 60일 남기고 미국이 6일(현지 시각)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신장 자치구의 대학살과 반인도 범죄’ 등 인권유린을 보이콧 사유로 들자, 신장 문제를 내정간섭으로 여겨 온 중국은 “미국의 정치적 농간” 이라며 정면 반발하고 있다. 그간 신장 인권 문제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춰 온 영국, 캐나다, 호주, 유럽연합(EU) 등이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면, 시진핑 주석의 3연임 ‘대관식’ 사전 행사로 올림픽을 준비해 온 중국공산당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
특히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발표는 9~10일로 예정된 ‘민주주의 정상회의’ 직전에 이뤄져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권위주의 차단’과 ‘인권 옹호’를 강조하는 이번 회의에 중국은 초대받지 못했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을 포함한 110국을 초청, 반중 전선을 만든다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낼지는 각국이 내려야 할 주권적 결정”이라면서도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들을 비롯한 세계의 많은 다른 나라들이 신장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다른 나라들로부터 (보이콧 결정을) 더 듣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조율해 신장 문제에 대한 동시 제재를 이끌어 냈다. 지난 6월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과의 G7(주요 7국) 정상회의 코뮤니케(공동성명)에도 위구르 인권 문제를 포함시켰다.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발표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치 중립을 강조하는 올림픽 헌장 위반”이라며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어떤 대응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잘못된 조치에는 대가가 따른다. 기다려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뉴질랜드는 이날 코로나를 이유로 장관급 인사가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국의 입장에 동조한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과 관련한 대중 제재를 내년 12월까지 1년 연장했다. 유럽의회 중국 대표단 의장인 라인하르트 뷔티코퍼 의원은 독일의소리 인터뷰에서 “얼마 전까지 중국 지도자는 유럽의회가 제재를 연장하지 않고 베이징에 고개를 조아릴 것이라는 환상을 가졌다”며 “브뤼셀(유럽연합)은 이런 독재자 시진핑 집단의 평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무역이나 투자에 적용되는 조치를 가하거나 위협함으로써 정당한 주권적 선택에 개입하려는 국가”들의 EU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결의안 초안도 제출됐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이날 “중국이 정보에 대한 인간의 권리와 저널리즘을 유례없는 수준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중국 저널리즘의 거대한 후퇴”란 보고서를 공개했다.
중국 당국은 내년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올림픽에 대해 “중국 역사에서 상징성이 큰 활동”이라며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왔다.이번 올림픽이 치러지는 베이징 시내(6개 경기장), 베이징 옌칭구(2개 경기장), 허베이성 장자커우(4개 경기장) 등 총 3곳의 경기 구역에는 선수촌이 문을 열었다. 10월부터 이달 말까지 10건의 국제 경기를 치르며 마무리 보완 작업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 일부 도로에는 ‘올림픽 전용차선’도 등장했고 중국 관영 CCTV방송은 24시간 올림픽 채널도 운영 중이다.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외에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은 여전히 올림픽 운영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당국은 방역 조건을 충족한 중국 본토 거주자의 관람을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대회 개막이 60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입장권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개막식을 포함한 경기 관중석은 동원(動員) 관중으로 채울 것으로 보인다. 각국 정부 사절단의 규모, 방역 정책도 미정으로 이달 중 발표되는 방역 지침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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