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처음"..'카니발' 품은 패밀리카 끝판왕 "볼보, 제물로 삼겠다"
그랜드체로키, 프리미엄 SUV 개척
지프 최초 3열 그랜드체로키 상륙
오프로더+미니밴+대형 SUV 진화
지프(Jeep)가 브랜드 최초로 선보인 3열 프리미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뉴 그랜드 체로키 엘(L)'이다. 지프가 개척한 SUV 시장과 프리미엄 SUV 분야에서 '원조'의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는 욕심으로 가득 찬 모델이다.
1941년 등장한 미군용 지프는 작은 차체와 기민한 기동력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병력·화물 수송차, 부상자용 구급차 등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오프로더의 대명사'가 됐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승용과 레저용, 농축산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되면서 거친 야생마를 원하는 마초들에게 사랑받았다.
다만 옛 지프는 공간 활용성이 부족하고 오프로드 성향이라 승차감이 좋지 않아 가족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했다.
지프는 이에 패밀리카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군인이 아닌 일반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기존 지프에 부족했던 공간 활용성을 향상시킨 모델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듬해인 1946년에 내놨다. SUV 원조로 평가받는 '지프 스테이션 왜건'이다.
1992년에는 '짐차' 이미지에서 탈피한 고급스러운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그랜드 체로키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SUV' 장르를 개척했다.
그랜드 체로키는 지프의 플래그십 SUV로 자리잡으며 700만대 이상 판매되는 성공을 거둬들였다.
지프는 SUV 대형화 추세에 따라 그랜드체로키를 다시한번 진화시켰다. 11년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그랜드 체로키를 내놓으면서 브랜드 최초 3열을 갖춘 올뉴 그랜드 체로키 엘을 출시했다. 4륜구동 명가 지프가 선보인 패밀리카 끝판왕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5220x1975x1795mm다. 현대차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4980x1975x1750mm), 볼보 XC90(4950x1960x1770mm)보다 크다. 기아 카니발(5155x1995x1775mm)보다 길고 높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그랜드 체로키 엘이 3090mm다. 카니발과 같다. 팰리세이드(2900mm), 볼보 XC90(2984mm)보다 길다. 크기와 휠베이스를 감안하면 미니밴을 품은 '장신 SUV'다.
지프를 상징하는 세븐 슬롯 그릴 디자인은 양 옆으로 넓어졌다.
램프는 날렵해졌다. 에어 인테이크 면적은 넓어졌다. 오프로드에 특화한 지프 고유의 사다리꼴 휠 아치도 채택했다. 전반적으로 강인하면서도 우아하다.
측면부는 곧게 옆으로 뻗은 3개의 직선을 통해 강렬함을 추구했다. 벨트라인은 낮아졌다. 후면부는 슬림한 램프를 채택했다. 좌우 폭을 넓게 보이고 안정감이 돋보이도록 디자인했다.
실내 전체를 감싸고 있는 멀티 컬러 앰비언트 LED 라이팅은 은은하면서도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디스플레이 상단에 나열된 버튼들은 큼직하다. 미국 SUV 전통이다.
2열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미니밴인 시에나, 오딧세이, 카니발에서 영감을 받았다. 쇼퍼드리븐카(운전기사가 따로 있는 차) 역할도 할 수 있도록 써밋 리저브 2열에는 편안하면서도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버킷시트를 적용했다.
6인승 모델 3열에는 키 170cm가 넘는 성인남성 2명이 앉을 수 있다. 경쟁차종보다 레그룸과 헤드룸에 여유가 있다. 트렁크 용량은 490~2390ℓ다. 3열을 접으면 성인 남성 2명이 편안히 누울 수 있는 평평한 공간이 생긴다. 차박(차에서 숙박)에도 제격이다.
차선 감지 및 사각지대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보행자/자전거 감지 긴급 브레이킹 시스템, 2~3열 탑승자를 실시간 확인 가능한 뒷좌석 모니터링 카메라,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채택했다.
써밋 리저브 트림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결합해 작동하는 자율주행 레벨2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 시스템을 달았다.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이미지를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나이트 비전 카메라 시스템, 운전자 졸음 감지 시스템, 주차 편의성을 제공하는 파크센스 평행/수직 주차 및 출차 보조 시스템(제동 포함) 등도 적용했다.
최고출력은 286마력, 최대토크는 35.1kg.m, 연비는 7.7km/ℓ다. 팰리세이드 3.8 4WD는 각각 295마력, 36.2kg.m, 8.9km/ℓ이다.
밖에서 볼 때는 보닛이 높고 길게 뻗어있고 A필러(앞 유리창과 앞문 사이에 비스듬한 기둥)도 두꺼워 운전시야가 좁게 느껴진다. 운전석에 실제로 앉아보면 겉으로 볼 때와 달리 운전시야가 괜찮은 편이다.
커다란 사이드미러도 공기역학성능에는 방해가 되지만 운전 시야 확보에는 도움을 준다. 디지털 리어미러와 함께 옆쪽 뒤쪽 도로 상황을 깨끗하고 넓게 제공해준다.
내비게이션은 티맵을 사용한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오토와 무선으로 연동된다. 수입차 고질병인 내비게이션 불편을 없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V6 자연흡기 엔진이 "그르릉" 소리를 나지막하게 내며 묵직하게 존재감을 알린다.
오토 모드에서는 매끄럽게 달린다. 변속도 깔끔한 편이다. 엔진음도 존재감을 알리는 수준이다. 정숙하지는 않지만 시끄럽지 않다. 일하기 좋은 카페를 연상시킨다.
사운드 시스템은 그랜드 체로키 엘을 '달리는 콘서트홀'로 만들어준다. 미국 하이앤드 오디오 회사인 매킨토시의 사운드 시스템을 달았다.
19개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 풍부한 소리가 실내를 꽉 채우면서 잡음을 없애준다. 웅장한 그랜드 체로키 엘에 어울리는 웅장한 중저음이 특히 매력적이다. 크지만 투박하고 편의성도 부족했던 미국 SUV의 단점을 완전히 털어냈다.
요즘 대세가 된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와는 다르면서도 익숙한 소리 질감이 기분좋은 긴장감을 제공한다. '귀르가즘'도 유발한다.
차체 안정성은 만족스럽다. 곡선 구간에서도 차체가 길지만 불안하지 않다. 고속에서도 차체 측면을 강타하는 바람에 잘 맞선다.
과속방지턱을 저·중속에서 넘을 땐 한번 출렁한 뒤 깔끔하게 잡는 편이다. 대신 3열 탑승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엉덩이가 털썩 내려앉는다.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뒤에서 어깨를 잡아주는 것처럼 안정적으로 멈춘다.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줄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무난하다. 앞차를 따라 가감속하면서 알아서 달리고 차선 중앙도 비교적 잘 유지한다. 다른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도 잘 대처한다.
지하 주차장에 들어설 때는 긴 차체와 높은 보닛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태생적 한계다. 좁은 공간에서 주차는 쉽다. 360도 서라운드 뷰 덕분이다.
가격(부가세 포함)은 오버랜드가 7980만원, 써밋리저브가 8980만원이다. 가격과 크기를 감안하면 링컨 에비에이터(8410만~9890만원), 볼보 XC90(8173만~9180만원)과 직접 경쟁한다.
제네시스 GV80, 벤츠 GLS, BMW X7도 경쟁차종에 넣을 수 있다. 넓게는 카니발, 오딧세이, 시에나 등 미니밴과도 경쟁한다.
1차 타깃은 함께 수입차 1만대 클럽에 가입했지만 벤츠, BMW, 아우디에 이어 먼저 수입차 4위로 치고 올라간 볼보가 내놓은 XC90이다.
'안전 대박'으로 차량용 반도체 대란 이전에도 6개월 대기는 기본이었던 XC90을 제물로 삼겠다는 속내다. 출발은 괜찮다. 지난달 23일 이후 현재까지 600대 이상 계약됐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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