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미니스톱 인수전에 '도전장'

김은성 기자 2021. 12. 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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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편의점 빅3’ 따라잡기 나설 계획
여의치 않은 모기업 자금력 변수
합병 땐 점포 수 확대 기대되지만
점주 이탈 등 우려…효과 미지수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편의점 이마트24가 편의점 업계 5위인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나섰다. 업계 4위인 이마트24는 ‘규모의 경제’가 시장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점포 수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편의점 빅3’(CU, GS25, 세븐일레븐) 따라잡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니스톱이 2018년 첫 매물로 나왔을 때만큼 매력적이지 않고, 모기업인 이마트도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으로 자금력이 여의치 않아 인수 성사까지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미니스톱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에 예비입찰 신청서를 냈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미니스톱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이마트24 외에도 앵커에쿼티파트너스·유니슨캐피탈, 넵스톤홀딩스 등의 사모펀드(PEF)가 참여했다. 삼일PwC는 적격 인수 후보를 선정해 다음달 중으로 본입찰을 진행한다.

3년 전 한국미니스톱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당시 인수 의사를 밝혔던 세븐일레븐은 이번 입찰에는 빠졌다. 시너지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이마트24는 점포 수 확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편의점 시장에서 점포 수는 매출과 동일한 의미로 통한다. 점포가 많을수록 입점업체와의 협상력이 높아지고 타 업종과의 협업도 가능해진다.

이마트24는 후발주자인 만큼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필요하지만 편의점 출점 제한 자율규약 등으로 점포 확장이 어렵다. 지난해 말 기준 CU와 GS25의 매장 수는 각각 1만4923개, 1만4688개로 1위를 다투고 있다. 3위인 세븐일레븐은 1만501개다. 이마트24는 5169개로 세븐일레븐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미니스톱 점포 수는 2600여개로, 이마트24가 이를 인수하면 점포 수가 단번에 8000여개로 늘어난다.

하지만 미니스톱을 인수해도 기대한 만큼 합병 효과가 날지는 미지수다. 가맹점들은 본사와 계약이 끝나면 조건 등이 더 좋은 브랜드로 간판을 바꿔 달 수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수천억원을 들여 미니스톱을 인수하기보다 타 브랜드로 갈아타려는 가맹점주를 끌어안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 것도 변수다.

관건은 가격이다. IB업계에서는 3년 전 4000억원대였던 미니스톱의 가치를 현재는 2000억~3000억원대로 평가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조차도 ‘너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스톱은 지난해 전년 대비 4.2% 감소한 1조7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43억원 영업손실이 나며 적자전환 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운영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사모채를 발행하는 이마트24의 자금 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가격이 지금보다 내려가지 않는다면 실제 본입찰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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