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지식인' 송기숙 선생 영면
[앵커]
민주화 운동과 5·18 진상규명에 헌신했던 소설가이자 대학교수 송기숙 선생이 향년 86세로 영면에 들었습니다.
유신에서 신군부로 이어진 엄혹했던 시절, 고인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은 '행동하는 지식인'이었습니다.
민소운 기잡니다.
[리포트]
5·18이 일어난 지 8년 만에 시작된 국회 청문회.
수습 위원을 맡았다는 이유로 혹독한 고문을 받고 복역한 송기숙 선생이 증인으로 나섰습니다.
5·18 해결을 위해서는 진짜 책임자를 밝히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송기숙/교수/소설가/1989년 2월/국회 5·18 청문회 : "책임자들을 처벌한다고 하는 것은, 단순한 광주항쟁에 대한 해결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국군의 통수권을, 명령권을, 제자리로 놓는다고 하는 점에서도 (중요합니다)."]
1978년 당시 유신 교육을 정면으로 비판한 '교육지표 선언'으로도 옥고를 치렀던 고인.
소설가로서의 작품 세계 역시 쉼 없이 치열한 삶의 연장선이었습니다.
대하소설 '녹두장군'과 장편소설 '암태도' 같은 소설로 지역의 역사와 민중의 생활을 파고들었습니다.
[송기숙/교수/소설가 : "되도록이면 그대로 재연시키고 싶었어요, 이걸. 그때만 하더라도 (동학농민운동이) 100여 년이 가까워지기 때문에 어려워. 그래서 순전히 발로 뛰었죠, 발로."]
1980년 5월의 구술 기록을 생생히 담은 '오월 민중항쟁 사료 전집'을 펴내는 등 5·18 진상규명에 남긴 발자취도 뚜렷합니다.
[조진태/5·18 기념재단 상임이사 : "행동을 멈추지 않았던 그런 분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러니까 지식인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산 교훈을 주신 분입니다."]
어떤 불의와도 타협하지 않고 질곡의 근현대사를 헤쳐온 송기숙 선생.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기억되며 영원한 안식에 들었습니다.
KBS 뉴스 민소운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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