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강제 동원 증거 숨긴 일본.."사죄해야"
[KBS 광주] [앵커]
KBS는 이달 초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일부 피해자들의 후생연금 가입기록을 은폐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소식을 접한 생존 피해자들이 직접 일본 정부를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1944년, 열네 살 어린 나이에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으로 강제동원된 정신영 할머니.
일본 정부가 후생연금 가입기록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회견장에 나왔습니다.
[정신영/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 "일본 사람들은 아무 걱정도 없이 정신대 할머니들 죽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일본인들)도 인간이니까 다시 생각해서 사죄하시고…."]
후생연금 자료는 강제동원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후생연금 가입기록이 없다고 했다가, 일본 국회의원이 자료를 요구하자 뒤늦게 기록이 존재한다고 말을 바꾼 사실이 이달 초 KBS 보도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재봉/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운영위원 : "후생연금 기록은 일제에 의해 청춘을 빼앗긴 강제동원 피해자의 목숨값이나 다름없다."]
정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은폐하려던 자료를 근거로 후생연금 탈퇴 수당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해방 당시를 기준으로 하면 99엔, 우리 돈 천원 정도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지만, 적어도 강제 동원 사실이 입증된다는 상징성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요구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돈 받으려면 당사자가 직접 일본에 오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민병수/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공동대표 : "거동조차 힘든 92세 할머니한테, 돈 천 원 받기 위해 직접 오라는 것인가!"]
강제동원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후생연금 가입기록을 요구해온 피해자는 11명.
이 가운데 10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이제 남은 사람은 정신영 할머니뿐입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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