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서 3년째 울린 '따옥 따옥 따옥소리'..강원도까지 퍼져나갔다 [현장에서]

김정훈 기자 2021. 12. 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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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남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논 습지에서 따오기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위 사진). 사육사들이 지난달 29일 따오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창녕군 제공·김정훈 기자
창녕군 따오기 복원사업
2019년 이래 160마리 방사
지난봄 3마리 자연부화 성공
삵·부엉이 탓 2마리 잃기도

멸종한 지 40년이 지난 2019년부터 경남 창녕군 일대에 자연방사한 따오기의 복원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따오기들은 창녕에서 최장 190㎞나 떨어진 강원도까지 이동하며 생존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입구. ‘조류인플루엔자 차단을 위해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센터 내 따오기 번식게이지에서 ‘따옥~따옥’ 힘찬 소리가 들렸다. 번식게이지에서는 따오기 323마리가 자라고 있다.

마침 센터 내 논 습지(거점서식지)에서 사육사들이 따오기에게 먹이(미꾸라지)를 주고 있었다. 우포늪 탐방로에서 먹이활동을 지켜보던 탐방객 A씨(52)는 “우포늪을 자주 찾는데 방사된 따오기 개체수가 늘어나는 게 실감날 정도로 적응을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창녕군은 2008년 중국에서 들여온 따오기 4마리를 인공증식해 2019년부터 따오기 자연방사를 시작했다. 따오기가 다시 국내 산과 들을 날아다니고 철새 본능을 살려 옛날처럼 한국·중국·일본을 오가게 하는 것이 따오기 증식사업의 최종 목표다. 지난해 4월에는 2019년 방사한 수컷 따오기(2016년생)가 직선거리로 190㎞ 떨어진 강원 영월까지 이동해 생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올봄 우포늪에서 따오기끼리 짝을 맺어 새끼를 낳는 데도 성공했다. 2019년 방사한 2016년생 따오기 암수가 교미해 낳은 알 3개 중 2개가 4월26·28일 잇따라 부화했고, 이들이 성장해 둥지를 떠나 단독생활에 들어간 것까지 파악했다. 그런데 최근 한 마리가 삵·담비 등 육상 포식자의 공격을 받아 한 마리만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16년생 수컷(2019년 방사)과 교미를 한 2019년생 암컷(2020년 방사)은 알 4개를 낳았는데 지난 4월28일 한 마리만 부화에 성공했다. 부화한 따오기도 지난 5월26일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에게 공격을 받아 죽었다. 한영인 따오기 사육사는 “수리부엉이가 따오기를 죽였을 때 속상했다”고 말했다. 성영광 따오기서식팀장은 “자연방사 따오기 생존율이 한국은 70%로 일본(40~50%)보다 높고, 자연증식도 일본이 5년 만에 성공했지만 우리는 3년만 해냈다”면서도 “위협요인이 많아 자연증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협요인은 서식지 부족이다. 창녕군은 2016년부터 우포늪 인근 국유지 16.2㏊를 따오기 서식지로 조성했다. 올해부터는 창녕군 이방면에 6.2㏊(8개 농가)의 거점서식지를 만들어 따오기의 야생적응을 돕고 있다. 야생 따오기는 1979년 비무장지대(DMZ)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따오기는 천연기념물 198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생물이다. 창녕군은 현재까지 인공증식한 따오기 160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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