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어르신에 이어 청년까지..화성시민 10명 중 3명 '무상교통'
[경향신문]
전용카드 사용액 다음달 입금
기본권 충족·버스 이용 확대
경기 화성시에 사는 김호웅씨(81)는 시내 버스를 탈 때 요금을 내지 않는다. 지난 8월부터다. 김씨의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교통비 부담이 없다 보니 외출 횟수가 잦아지면서 활동적으로 바뀐 것이다. 김씨는 “돈을 벌지 못하는 우리 같은 노인들은 교통비가 부담스러워 외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는 보고 싶은 사람도 만나고 가고 싶은 곳도 마음대로 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지난해 11월부터 ‘무상교통’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대상은 화성시에 거주하는 청소년과 청년, 어르신 등이다. 어린이·청소년(만 7~18세)을 시작으로 올해 7월 어르신(만 65세 이상), 10월에는 청년(만 19~23세)으로 확대했다. 화성시 전체 인구 87만361명 중 29%(25만1347명)가 혜택을 받고 있다.
화성시는 이들이 지급된 무상교통카드를 충전해 버스 요금을 선지불하면 다음달 25일 쓴 금액만큼을 계좌에 현금으로 지급해준다. 어르신들은 경기도에서 우대용 카드로 지급한 G-PASS를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연간 최대 지원금액은 어린이(만 7~12세) 52만5600원, 청소년(만 13~18세) 109만800원, 청년·어르신 156만6000원이다. 연령별 버스 요금이 달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주 5일 기준 매일 3번의 버스를 탈 수 있을 만큼의 비용이 지원되는 셈이다.
화성시가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교통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화성시 관계자는 “교통정책은 시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그동안 교통과 비용 문제, 효율성 차원에서만 논의돼왔다”면서 “무상교통정책은 모든 시민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교통기본권을 충족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화성시는 무상교통정책을 통한 대중교통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화성시의 면적(689.19㎢)은 서울시(605.25㎢)의 1.4배에 달하는 데 비해 버스 노선은 잘 짜여져 있지 못하다. 이 때문에 화성시 버스 분담률은 22%다. 인근 지자체인 수원(35%), 부천(34%), 안산(27%)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화성시는 무상교통정책이 정착할수록 버스 이용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화성시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지자체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광진구는 지난 5월부터 마을버스 이용 요금을 어린이(만 6~12세)의 경우 연간 8만원, 청소년(만 13~18세)의 경우 연간 16만원 한도 내에서 지급하고 있다. 안산시도 지난 6월부터 어르신을 대상으로 연간 16만원 이내에서 시내·마을버스 요금을 지원 중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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