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지구촌 새해 맞이 '썰렁'.. 올해는 오미크론 탓

김표향 2021. 12. 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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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수도 21곳 새해 맞이 행사 취소
오미크론 변이 유입 53개국.. 방역 강화
美, 입국자에 '1일 전 음성 증명' 제출 요구
프랑스 "한 달 동안 클럽 운영 전면 금지"
새해 맞이 조명으로 꾸며진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전시장 앞 아이스링크에서 1일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2021년에도 지구촌의 송구영신은 적막만이 감돌 듯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세계 곳곳에서 새해 전야 축제가 줄줄이 취소됐다. 작년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원년이었지만, 올해엔 연말 들어 갑자기 등장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발목을 잡았다. 대규모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 기대감이 컸던 터라 실망감도 그만큼 짙다.

그러나 지금은 조용한 새해맞이를 아쉬워할 겨를도 없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선 더욱더 방역의 고삐를 조일 수밖에 없다는 게 각국의 대응 태세다. 1년 후, 2022년 연말에는 다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이달 31일과 내달 1일 새해맞이 축제를 취소한 전 세계 주요 도시는 최소 21곳에 이른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대표적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리는 새해 전야 행사는 남미에서 가장 성대하고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매년 3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불꽃놀이와 춤, 음악을 즐긴다.

하지만 올연말은 그런 풍경을 볼 수 없게 됐다. 에두아르두 파이스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은 이달 4일 “우리는 과학을 존중한다. 지역 당국이 축제를 진행해도 된다고 허가했으나, 시는 규제 조치를 따르기로 했다. 슬프더라도 따라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브라질에선 지난달 30일 오미크론 변이 첫 감염자가 나왔다.

델타 변이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데다, 최소 23개 나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돼 비상이 걸린 유럽은 그야말로 공황 상태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해마다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열리는 불꽃놀이가 2년 연속 무산됐다고 전했다. 대신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리는 소규모 행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또 런던 지하철은 새해 전날 무료 운행 계획을 취소했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적자 때문이다. 런던 지하철은 2000년부터 20년간, 매해 12월 31일 밤 11시45분~이듬해 1월 1일 오전 4시30분에는 승객들에게 이용료를 받지 않는 전통을 지켜 왔으나 지난해부터는 지키지 못했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독일 드레스덴 크리스마스 마켓도 진작에 취소됐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속출하는 프랑스, 영국 등에선 연말 모임과 파티 예약을 취소하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최근 인도 북동부 오디샤주(州)는 연말연시 대규모 신도 모임과 호텔·식당 등 공공장소 집합을 금지했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도 지난주 새해 전야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했다. 볼티모어 시당국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정상적 일상으로 돌아오면 내년에는 전통적 일정에 따라 행사를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2일 미국 워싱턴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오른쪽) 미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워싱턴=AFP 연합뉴스

지구촌은 폭죽을 터뜨리는 대신, 오미크론 변이와의 전투에 나섰다. 미국은 6일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들에게 출발 하루 전 코로나19 음성 판정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방침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물론, 자국민도 예외 없다. 뉴욕시는 27일부터 민간 기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대략 18만4,000개 사업장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오미크론 변이라는 새로운 요인이 생겼고, 추운 날씨와 연말 휴가철 모임이라는 변수도 있다”면서 “뉴욕시는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 타격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럽은 사실상 전면 봉쇄 직전이다. 프랑스는 향후 4주간 나이트클럽 운영을 전격 금지했다. 초등학교에선 수업 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 벨기에는 초등학교 새해 방학을 1주일 앞당기고, 중등학교는 수업 절반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이탈리아에선 이제 백신 접종 증명서나 면역 증명서가 없으면 음식점 술집, 축구장에 들어갈 수 없다. 네덜란드는 오후 5시 이후 카페와 극장을 닫는 야간 통금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6일 기준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된 나라는 어느새 최소 53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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