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사생활 감시' 문제없나

2021. 12. 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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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브러더의 시대, 사상경찰의 시대. 죽은 자의 시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빅 브러더'는 거리와 가정에 설치한 원격스크린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사회를 감시하고, 통제하죠.

조지 오웰이 73년 전 그려냈던 '빅 브러더 사회', 그의 우려는 '원격 감시 시스템'이란 이름으로 현실이 됐습니다.

최근 외신은 '중국 지방정부가 외국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생체정보 기반의 원격 감시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인공지능 CCTV로 특정인의 위치를 파악하고, 데이터베이스에 올라온 인물사진이나 얼굴 특징만으로도 타깃 인물을 식별하는 게, 이 시스템의 목표입니다. 소설 '1984' 텔레스크린의 현대판이죠.

우려가 현실이 된 건 한국도 마찬가집니다. 최근 정부가 공항 내 보안·출입국심사 자동화를 위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얼굴 사진 등 1억7천만여 건의 데이터를 민간 업체에 넘겼거든요. 개인의 동의 없이 말이죠.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원격 감시를 당한다.'라는 불편해하는 직장인도 늘고 있습니다. 회사가 직원 노트북에 심어 놓은 소프트웨어 중에는 원격 상태에서 직원들의 근태를 감시, 분석하거나 마우스의 움직임과 캠 화면을 감지하는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면서요.

원격 감시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일부 국가는 규제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독일 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은 최근 연립정부 구성 합의문에서 '감시 목적의 생체인식 사용과 영상 감시를 반대하고, 공공장소와 인터넷 공간 모두 익명의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라고 명시했죠.

우리 정부도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큰 원격 감시와 인공지능에 대해 '합리적 규제의 틀'을 시급히 만들어야 합니다. 범법자를 잡는 등 장점도 있겠지만 통제받지 않는 원격 감시는 자칫 전체주의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뒤늦게서야 허둥지둥 기술을 따라가는 정부 정책이 되지 않길, 앞서나가는 정부의 정책을 기대해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사생활 감시' 문제없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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