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기차 루시드, 당국 조사소식에 한때 주가 19% 급락

오로라 기자 2021. 12. 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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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 과도하게 책정돼"

미 프리미엄 전기차 제조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가 6일(현지 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다. 당국은 이 회사가 지난 7월 스팩(SPAC·비상장사와 합병해 상장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한 서류상 회사)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책정됐다며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이 우후죽순 이뤄진 스팩 상장을 겨냥하고 나섰다는 해석과 함께 같은 방식으로 상장한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루시드는 “지난 3일 스팩 상장과 관련된 조사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SEC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발표 이후 주가는 장중 한때 19% 급락하며 출렁인 끝에 전날 대비 5% 하락한 44.86달러로 정규장을 마쳤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난달 포드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완성차 업체 7위까지 올라섰던 루시드의 순위는 9위로 내려앉았다.

로이터통신은 “스팩 상장은 성장성은 있지만 실적이 없는 신생 전기차 업체 사이에서 인기를 끈 방식”이라며 “문제는 이렇게 상장한 회사들 중 생존력이 있는 곳이 소수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루시드 모터스는 상장 전 240억달러(약 28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고 상장 후 현재까지 주가가 2배 넘게 폭등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제 판매한 차량은 수백대에 불과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 한 해에만 571개 기업이 스팩 상장을 했다. 2015~2020년 5년 동안 스팩 상장한 기업 수(172곳)의 3.3배다. WSJ는 “(루시드에 대한 조사는) 광기에 가까운 스팩 상장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규제 당국의 본격적인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루시드에 대한 조사 착수 여파로 스팩을 통해 미 증시에 상장한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는 이날 대부분 하락했다. 미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4.81%), 중국 전기차 기업 패러데이퓨처(-7.53%), 미 업체 피스커(-1.9%)가 모두 영향을 받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스팩 시장이 냉각될 전망”이라며 “실제로 스팩 상장을 고려하던 회사들이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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