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미리보고 멀리봐야 돈이 보인다.. 서학개미 넘어 '先학개미'

여다정 2021. 12. 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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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유통시장 K-OTC 거래 급성장
6년 만에 누적 거래대금 4조 육박
증권플러스·서울거래 등 대표기업
진입 장벽 낮아 사설 플랫폼 인기
개미들 비상장기업 공부 이제 기본
서울거래비상장이 제공하는 비상장 기업 백과사전 서비스

비상장 유망기업에 투자해볼까

지난해 투자 열풍을 이끈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들의 시대를 지나, 잠재력 있는 비상장 유망기업에 투자하는 '선(先)학개미'가 등장했다. 말 그대로 남들보다 먼저 공부해 기업 가치를 먼저 알아보고 선점하는 비상장 주식 투자자들이다.

선학개미의 증가는 K-OTC의 거래규모 증가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K-OTC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국내 유일 제도권 비상장 주식 장외유통시장이다.

K-OTC 시장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면 일반주식 거래와 마찬가지로 비상장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K-OTC의 누적 거래대금은 지난 2014년 8월 출범한 지 6년 만인 지난해 말 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시장 개설 이후 처음으로 연중 거래대금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K-OTC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금액 규모 또한 2016년 이후 최대치인 5153억원을 기록했다.

거래기업 수 또한 지난 2014년 117개사에서 올해 144곳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만 총 12개사가 K-OTC 시장에 편입됐으며, 신규 편입된 기업 가운데 총 8개사가 지정동의서 제출 또는 등록신청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등 기업의 자발적 시장 진입도 활발했다.

K-OTC시장에서 법인은 기업의 신청에 따라 협회가 매매거래대상으로 등록한 등록기업과 기업의 신청없이 협회가 직접 매매거래대상으로 지정하는 지정기업으로 구분된다.

다만 K-OTC는 모집 및 매출실적 등 기업이 충족해야 할 요건이 있고 발행공시의무 등 자체 규제 등이 있어 비상장기업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에 주목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거래되는 종목이 많은 사설 주식거래 플랫폼이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과 피에스엑스가 운영하는 '서울거래 비상장'이 대표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들 플랫폼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고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도 비상장 주식 거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비상장 주식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성 및 안전성 제고와 혁신·중소기업의 모험자본 유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 2019년 11월 런칭한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수는 5800여개에 달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누적 거래 건수는 지난 6월 10만 건을 돌파해 현재 20만 건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용자 수도 빠르게 증가해 현재 회원 수 80만 명을 넘어섰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8월을 기점으로 100만을 돌파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측은 "업계 최초로 증권사와 연동된 안전거래 시스템을 도입해 거래 불투명성, 허위 매물, 높은 유통마진 등 기존 비상장 주식 거래가 갖고 있던 병폐를 해소했다"며 "24시간 예약주문, 집약된 종목 정보 제공과 같은 다양한 편의 기능으로 비상장 주식 시장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 투자 열풍을 이끈 주체는 지난해 말 이미 동학개미운동을 주도한 바 있는 MZ세대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지난 1년간 증권플러스 비상장 이용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2030 MZ세대가 43.78%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소액 투자를 선호하는 MZ 세대의 성향에 따라 증권플러스 비상장 내 50만원 이하 소액 거래자들도 지난 3월 초 대비 5월 약 300% 증가했으며, 10만원 이하의 소액 거래자도 지난 3월 대비 6월 약 89%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정식 출시된 서울거래 비상장에서는 410여개의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는 30만명에 달한다.

서울거래 비상장에서는 '안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전거래는 신한금융투자 증권계좌를 통해 주식 입고와 현금 결제가 동시에 이뤄지는 방식으로 허위매물이나 대금 미지급과 같은 문제를 사전 차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투자자들에게 비상장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비상장 백과사전'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그동안 폐쇄적이고 제한적이었던 장외기업 정보들을 공개해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상장 회사와 달리 비상장 회사의 정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공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할 기업에 대한 공부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투자자들은 투자 전 증권사들이 발간하는 비상장기업 분석 리포트나 기업신용평가 전문회사의 보고서, 언론 보도 등을 직접 살피며 투자 대상 비상장기업에 대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비상장법인이더라도 모집·매출한 실적이 있거나 주주 수가 500인 이상인 경우에는 주주 등 다수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업보고서 제출 등 기본적인 공시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지난달 12일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인가 결정으로 기존 보통주 전액의 무상소각이 결정된 이스타항공 주식이 거래돼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거래종목 등록 시 주권 자체의 유효성만 검증해 최근까지 거래를 허용했다.

이에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지난 5일 공지사항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히고, 주식을 매수한 고객에 대한 보상을 결정했다.

두나무 측은 "회생인가결정일 이후 관련 정보의 부재로 해당 종목을 거래하신 고객 분들이 계신 점을 확인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11월 12일 이후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이스타항공 주식을 매수하신 고객 모두에게 순매수금액을 보상해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거래 비상장이 공개한 '비상장 투자 5대 원칙'도 참고해볼 수 있다. 서울거래 비상장은 투자 경험이 부족한 입문자들을 위해 △공신력 있는 벤처캐피탈의 투자 여부를 확인하고 △기업의 발표를 100% 믿지않고 주변 전문가에게 확인하며 △유사한 상장사와 기업가치를 비교하고 △여윳돈으로 분산 투자하되 △첫 투자는 소액으로 해야 한다는 투자 원칙을 공개했다.

서울거래 비상장 측은 "비상장 주식 투자 원칙을 공개해 정부의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에 발맞추고, 나아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투자 환경을 만든다는 목적으로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다정기자 yeop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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