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한류문화 전도사 'K팝 아카데미' 졸업생 600명 배출

'K팝 아카데미' 10주년 졸업생 재회의 날
K팝 맞춰 댄스·한국 도시락 나눠 먹어
졸업생 동아리 '한류콘' 자체 기획·운영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한 호텔에서 열린 K팝 아카데미 10주년 졸업생 재회의 날 행사에서 졸업생들이 한국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2003년부터 한국 문화를 좋아했는데 그때는 외로웠고 한국 콘텐츠를 접하기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죠"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한 호텔에서 열린 K팝 아카데미 10주년 졸업생 재회의 날 행사에서 사회를 본 닐자 아니발씨는 잔뜩 들뜬 표정이었다.

아니발씨는 주영한국문화원이 2012년부터 운영해온 10주짜리 종합 문화교육 프로그램인 K팝 아카데미의 졸업생으로 회계회사에서 일하며 한류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K팝 아카데미는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교수, 셰프, K팝 안무가 등 영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초청해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두루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영국에서 K팝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한국 문화 전반으로 그 열기를 퍼뜨리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봄, 가을에 30명씩 모집해 지금은 20기까지 졸업생이 모두 600명이 나왔다. 주영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인기가 많아서 수강생은 선발해서 받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학생들은 매주 숙제를 낼 정도로 열의가 뜨겁고 졸업 후에는 대학에서 한국 관련 공부를 하거나 아예 한국에서 일하기도 한다. 졸업생들이 만든 한류 동아리 '마이웨이브 컬렉티브'는 지난해부터는 온라인 한류축제 '한류콘'을 자체 기획, 운영한다.

특히 K팝 아카데미가 처음 생겼을 때 찾아온 1기 졸업생들은 한국 문화 '찐팬'이다. 이날 행사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정원을 100여명으로 제한했는데 참석자 중 약 20%가 1기였다.

이날 행사에는 3대 7명이 총출동한 가족도 있다. 21세 셰이씨가 처음 인연을 맺었고 손녀를 보며 61세 할머니 메리씨도 수강을 했다. 엄마와 8세 아미레 등 동생들은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한국전쟁과 한국 근대사 강의를 해 온 한국전 참전용사 패릿 준장과 리버풀대 엄혜경 교수도 특별 게스트로 참석했다. 이어 한류 확산에 기여한 졸업생 시상식에 이어 영국 왕립음악원 출신 현악 4중주단, 영국에서 활동하는 가야금 연주자, 싱어송라이터 등의 축하 공연도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K팝을 듣고 부르고,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고, 한국 음식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축제 같은 분위기를 즐겼다.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