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반쪽 고용'만 잔뜩 늘린 일자리정부 허상

강민성 2021. 12. 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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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71만개 60대가 절반 차지
대기업 6만·중소기업이 45만개
"숫자만 늘린 빛 좋은 개살구"
잘못된 통계로 정책마저 왜곡
2020년 일자리 행정통계 <자료:통계청>

지난해 기업 폐업 등으로 소위 좋은 일자리 260만개 이상이 사라졌다.

다만 정부가 재정을 동원, 공공일자리를 대거 늘리면서 일자리 수로는 71만개가 늘었다. 60세 이상 고령 일자리가 그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신규 일자리도 대기업이 6만개 찔끔 느는 동안, 중소기업 일자리는 45만 곳 대거 늘었다.

일자리 정부를 자청한 문재인 정부의 초라한 성적에, 전문가들은 "숫자만 늘린 빛살 좋은 개살구 성적"이라며 "통계수치가 잘못되면서 정책마저 왜곡되는 현상이 심화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일자리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일자리는 2472만개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71만개(2.9%) 늘어난 수치다. 기업이 사라지거나 사업 규모를 줄이면서 263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신규 일자리 333만개가 만들어져 일자리수가 늘어난 것이다.

수치는 늘었지만 일자리 질은 크게 떨어졌다. 우선 60세 이상 일자리가 전년 대비 38만개(10.7%)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정부가 노인 공공일자리를 크게 늘린 결과다. 이는 지난해 일자리 증가분의 53.5%에 달한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만개)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12만개) 등 정부 재정이 투입된 업종에서 일자리 증가폭이 컸다. 반면 운수 및 창고업, 교육서비스업에서는 각각 5000개, 1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비영리 기업 일자리도 19만개 증가했다. 신규 일자리(333만개) 10개 중 8개(79.0%) 정도인 263만개는 중소기업이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일자리 중에서도 중소기업이 제공한 일자리(1547만개)가 62.6%를 차지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일자리가 45만개 느는 동안 대기업 일자리는 6만개 증가했다.

60대 이상 고령자 일자리는 성큼 늘어난 반면 경제의 허리인 2030 일자리는 찔끔 늘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일자리는 18만개(3.2%), 40대 일자리는 10만개(1.6%) 증가했다. 반면 30대 일자리는 6만개(1.1%), 20대 일자리는 2만개(0.5%) 늘면서 2030 전체 청년층 일자리는 전년 대비 8만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19세 이하 일자리는 전년 대비 3만개(-18.8%) 감소했다.

근로자 평균 연령은 46.0세로 1년 전(45.6세)보다 0.4세 올라갔다. 전체 일자리 점유율은 40대(24.7%)가 가장 높았고 50대(23.7%), 30대(21.1%)의 순이었다.

지난해 임금 근로 일자리는 223만개(81.8%), 비임금 근로 일자리는 449만개(18.2%)였다. 지속 일자리는 1865만개, 퇴직·이직으로 근로자가 대체된 일자리는 274만개로 집계됐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민간일자리를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현 정부에서는 그러지 못했다"면서 "이번 정부는 집권 기간 내내 문제의 핵심을 자꾸 덮으려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60대 이상 일자리만 만들어지면서 청년층을 비롯해 50대 까지도 일자리가 줄고 있다"면서 "경제 허리로 불리는 일자리는 계속해서 없어지고 있는데 최저임금에서부터 주 52시간, 노동3법까지 모든 제도가 일자리를 없어지는 쪽으로 만들어 놨다"고 밝혔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자리 결과 수치만을 가지고 판단해 실제 기업체의 일자리는 축소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부의 재정일자리가 너무 과해 노동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전체 비정규직 일자리 중 30%가 정부가 만든 일자리 때문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재정일자리 확대 등을 시행하면서 일자리가 반대로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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