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혁신] 모바일+가전 합쳐 '투톱' 체제.. 이재용, 냉혹한 현실 '뉴삼성' 승부

박정일 2021. 12. 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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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장단 파격인사
DS·IM·CE 3부문장 모두 교체
가전·IT·모바일 통합 '시너지'
시스템반도체 1위로 도약 포석
미래 인재·신사업 발굴 복안도
삼성전자가 7일 김기남(DS)·고동진(IM)·김현석(CE) 대표이사 및 부문장 3명을 모두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김기남(DS)·고동진(IM)·김현석(CE) 대표이사 부문장 3명을 모두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7일 단행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부회장의 승진은 없었다.

재계에서는 지난달 24일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할 당시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게 되니 마음이 무거웠다"며 '뉴 삼성'으로의 변화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이날 인사에서도 반영됐다. 이번 사장단 인사의 핵심은 세트의 경우 가전과 IT·모바일의 통합 시너지 강화, 반도체 부문은 수장을 교체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위한 새 진용을 구축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아울러 미래 인재와 신사업을 발굴해 육성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복안도 이번 인사에는 담겨있다.

부문별로 보면 먼저 한종희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해 세트(CE+IT·모바일) 부문장을 맡았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을 지낸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에 새롭게 임명돼, 기존 3부문장 체제에서 '투톱 체제'로 바뀌었다. 김기남 DS부문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이끈다.

한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2017년 11월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TV 사업 1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경영역량을 발휘했다. 지난해 '스크린 에브리웨어'라는 새 비전을 강조하며 소비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을 이끌었던 만큼, 향후 모바일까지 모든 세트를 통합하는 진정한 사물인터넷(IoT)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사업을 이끌 DS부문장을 맡은 경계현 사장은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삼성전자에서 D램 설계와 함께 플래시 개발실장, 솔루션 개발실장 등을 역임하며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주도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지난 2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장 정현호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업지원TF는 전략, 인사 등 2개 기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및 관계사의 공통 이슈 협의, 시너지 및 미래사업 발굴 등의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승진은 사업지원 TF 역할 가운데 특히 미래사업 발굴을 가속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재계 일각에서는 전자와 물산, 금융 부문으로 나뉜 TF 조직을 하나로 통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현 체제를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은 이번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회장으로 승진해 종합기술원을 이끌며 미래 기술개발과 후진 양성 역할을 맡게 됐다. '최첨단 기술혁신의 인큐베이터'로 불리는 종합기술원은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첨단 소프트웨어 등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과거 '메모리반도체 신화' 창조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도 종기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북미총괄 최경식 부사장과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박용인 부사장이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삼성전자 법무실 송무팀장 김수목 부사장도 세트부문 법무실장 사장에 올랐다.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박학규 사장은 세트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 강인엽 사장은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으로 업무가 변경됐다.

한편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번 인사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계속 부회장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현재 재판 중인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당장 회장 승진이 급한 현안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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