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혁신] "생존 필수요건 혁신" 기업 세대교체 사활

전혜인 2021. 12. 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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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7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국내 주요 그룹사들의 정기 인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번 연말 인사의 키워드는 단연 '혁신·세대교체'와 '신사업 확대'로 볼 수 있다.

이는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코로나19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불확실성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생존을 위한 대기업들의 사업 재편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향후 몇 년 뒤에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재계 지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내년 이후 사업 구조의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회사의 캐시카우인 반도체 사업에서는 최근 지속적인 투자가 진행지고 있는 비메모리사업과 미주사업의 사장단 변화로 힘을 더 실어줄 것을 시사했다.

시스템LSI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을 맡고 있는 박용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시스템LSI사업부장을 맡긴 것 등이 그 예다. 박용인 사장은 동부하이텍 대표 출신으로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DDI(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 PMIC(전력관리칩), 센서 사업 성장을 주도해 왔다. 이처럼 외부 영입 인사를 사장 승진자 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위해 개방형 혁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생각이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처음으로 계열사 이사회가 임원 인사를 주도한 SK그룹은 각 계열사의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력 배치가 눈길을 끈다. SKC는 박원철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맞았다.

지난 2019년부터 비즈니스모델(BM) 혁신을 통해 반도체·배터리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 성공적인 변화를 이뤄낸 SKC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글로벌 성장과 사업 발굴을 담당해온 박원철 사장을 맞아 '2단계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1975년생인 노종원 CF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새롭게 신설된 '사업총괄' 조직을 맡는다. 지난 2018년부터 SK하이닉스에서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과 키파운드리 인수 등에 핵심적 역할을 하며 M&A 전문가로 꼽히는 노 사장은 SK하이닉스의 향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비즈니스와 함께 미래성장 전략과 실행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GS그룹은 전체 임원 승진 및 신규 선임자 총 43명 중 20%가 넘는 9명을 각 사업영역에서 신사업 전략과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으로 채웠다.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허준녕 부사장을 외부에서 영입했으며, 지주사에서 미래사업팀장을 담당하고 있는 오너가 4세 허서홍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허준녕 부사장은 내년 설립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법인을 이끌며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담당하고, 허서홍 전무는 미래사업팀장으로 그룹 전반의 신사업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며 신사업 발굴의 양대 기둥을 구축할 예정이다.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그룹의 오랜 전통인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력을 적극 영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쇼핑은 김상현 전 DFI리테일그룹 대표를 CEO로 선임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로 맞았다.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도 각각 안세진 전 놀부 대표와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를 각각 내정했다.

LG그룹은 대부분의 계열사 CEO를 유임시켰으나 임원급에서는 132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하며 세대교체를 본격화할 의지를 보여줬다. LG그룹 지주사인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승진한 권봉석 부회장을 신임 COO(최고운영책임자)로 맞아 산하에 미래 신규사업 발굴과 투자를 발굴할 경영전략부문과 지주사 운영 전반 및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을 수행할 경영지원부문을 신설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에 2년 째 지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혁신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기 전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격적인 '혁신의 시대'를 맞은 기업들이 산업의 대전환기를 맞아 기업 자체가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존 사업에서 발전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아니라 회사의 기반부터 전면적으로 바뀌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준비 작업이 인사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전혜인기자 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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