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 변화, 혁신기업이 뛴다] "디지털 서비스로 中企 물류문턱 낮출 것"

안경애 2021. 12. 7. 19: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신정 삼성SDS 스퀘어전략그룹장

<인터뷰>문신정 삼성SDS 스퀘어전략그룹장

"대기업은 좋은 IT가 없어도 전담팀이나 외주기업을 통해 물류를 해결할 수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문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물류와 IT에 모두 강한 우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이 클릭 몇번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문신정(사진) 삼성SDS 물류사업부 스퀘어전략그룹장은 "비행기나 배 한 대 없고, 물류회사가 아닌 IT기업임을 자칭하는 실리콘밸리 기업 플렉스포트가 급성장하는 등 디지털 기술은 물류산업의 판도도 바꾸고 있다"면서 "첼로 스퀘어 4.0은 삼성SDS의 디지털 경쟁력과 물류 노하우를 녹여 넣어 개발한 디지털 네이티브 물류 서비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첫 고객으로 물류사업을 시작한 삼성SDS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오며 안정적 성장을 이어왔다. 대외 고객 비중은 약 20%로, 최근 글로벌 물류대란의 영향으로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문 그룹장은 대기업용 플랫폼 '첼로'를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맞게 최적화하고 사용 편의성을 높인 '캐주얼 버전' 첼로 스퀘어 4.0을 개발한 주역이다.

문 그룹장은 "중소 고객들은 ERP(전사적자원관리)가 없는 경우가 많고 시스템 간 연계 수요가 많지 않다. 엑셀 파일이나 간단한 오픈 API(앱인터페이스) 연계를 선호한다"면서 "이들이 작은 물량 주문을 직접 업로드해 처리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물류서비스는 공개된 거래 장이 없다 보니 명함을 보고 직접 연락하거나 인터넷 검색으로 찾는 식인데, 비용이나 품질을 검증하기 힘들고 물량이 적으면 견적을 못 받기도 한다"면서 "견적을 받아도 '호갱' 가격인지 알기 힘들고 계약 체결도 최소 일주일이 걸리는데, 첼로 스퀘어는 웹사이트에 들어가 회사를 대표하는 서류 한두 종만 업로드하면 회원가입이 이뤄지고, 원하는 구간과 컨테이너 수, 날짜만 입력하면 실시간 견적을 받을 수 있다. 조건이 마음에 들면 바로 예약하고 운영자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기업은 웹사이트에 접속한 후 물류상황을 파악하고, 화물의 특성에 맞춰 해상 FCL(대량화물)·LCL(소량화물), 항공운송 운임 견적을 확인하고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다. 이전에는 견적에만 3일 이상, 계약에는 최소 일주일이 걸렸는데 첼로 스퀘어에서는 실시간 견적이 이뤄진다.

운송이 시작되면 수출기업은 트래킹 서비스를 통해 화물의 위치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문제가 있으면 운영자와 일대일 상담을 하고, 운송이 끝난 후에는 견적서나 계약서와 비교해 정산내역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맞춤 분석 리포트를 통해 물류비 절감과 효율화 방안도 세울 수 있다.

온도·습도·충격에 민감한 제품이나 고가의 상품은 위치·온도·습도·조도 등의 배송상태를 IoT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운송관제 서비스도 제공한다. 화물 크기와 수량을 AI로 분석해주는 최적 배송공간 추천 등 특화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물류대란으로 중소기업들이 컨테이너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강점이다.

문 그룹장은 "최근 물류현장에서는 약속한 날에 화물이 실리는 경우가 드물고, 실은 후에도 어디쯤 가는지,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특히 중소기업은 우선순위가 뒷전일 수 있다. 이와 달리 우리는 대시보드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화물 운송상황을 확인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특송보다 저렴한 화물운송에 더해 아마존 판매를 위한 창고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마존이 운영하는 창고를 확보할 수 없을 경우 삼성SDS가 직접 창고를 확보해 보관·운송까지 패키지로 해 준다.

선반 제조기업 스피드랙은 아마존에서 선반 판매가 늘어나는데 물류에 어려움을 겪자 첼로 스퀘어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사무용 가구 제조기업 A사는 특송 서비스를 이용하다 판매량이 늘어나자 해상운송과 전용 창고 건설·운영까지 삼성SDS에 맡기고 있다.

아마존, 이베이 등 해외 마켓플레이스 배송주문을 관리해주는 '플레이오토 글로벌' 시스템을 활용하는 수출기업은 주문 데이터가 연계된 첼로 스퀘어에서 통합 주문 확인, 운송장 출력 등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해외의 특정 거점으로 화물을 보낸 후 그곳에서 다시 리패키징과 분류를 거쳐 목적지로 보내는 '리포워딩' 서비스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중남미 지역으로 가는 물건을 바로 보내지 않고 미국 마이애미의 거점을 거칠 경우 비용이 훨씬 낮아진다. 삼성전자도 이런 식으로 중남미 수출물량을 운송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삼성전자 휴대폰 운송에 쓰이는 창고시설과 IT시스템을 중소 수출기업이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 내년초부터는 중국 고객 대상의 디지털 포워딩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문 그룹장은 "아마존 판매를 해보려는 e커머스 셀러들의 문의가 늘고 있어 이들을 위해 물류 외 사업전략 컨설팅도 제공한다"면서 "첼로 스퀘어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분석해 비용과 서비스를 효율화하고, 중소·중견기업들이 대기업 수준의 고품질 물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