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복음주의권 '현실 참여 담론' 이끌어온 30년

조현 2021. 12. 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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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복음주의권 월간지 <복음과 상황> (이하 복상)이 창간 30돌을 맞았다.

더구나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주도해온 '종로5가' 중심의 개신교 에큐메니칼 진영과 달리 정교분리원칙과 선교제일주의로 현실을 회피했던 복음주의권에서 교회와 사회 담론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복상은 남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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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의 휴심정]'복음과 상황' 창간 30돌 특집호 발간
‘복음과 상황’ 30돌 특집호 표지.

개신교 복음주의권 월간지 <복음과 상황>(이하 복상)이 창간 30돌을 맞았다. 복상은 12월호를 30돌 특집호로 발간했다.

복상은 1991년 1월호를 발간하며 시작했다. 그간 전반적으로 디지털화되면서 개신교계 상당수 인쇄매체들이 폐간된 가운데, 복상이 매달 2500부를 발간하는 것은 교계에서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구나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주도해온 ‘종로5가’ 중심의 개신교 에큐메니칼 진영과 달리 정교분리원칙과 선교제일주의로 현실을 회피했던 복음주의권에서 교회와 사회 담론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복상은 남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12월호 커버스토리는 복상의 초대발행인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인터뷰다. 이 교수는 “복음 전파와 마찬가지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에 참여하는 것 역시 하나님의 일이라는 사실이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세계복음화국제대회’에서 ‘로잔언약’으로 천명되고, 이것이 1980년대 중반 국내에 소개되면서 (개신교) 청년들이 모여서 선거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운동에 참여하고 이런 관점을 논의하고 담을 잡지가 필요해 복상이 탄생하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이 교수와 대담한 복상 초대 편집위원 김회권 숭실대 교수는 “1980년대 사회적 모순에 맞서며 대학생들이 분신 자살하는 중에도 교회에서는 ‘죄 많은 세상 내 집 아니네’란 복음성가를 주로 부르면서 현실 문제에 초연한 마음의 평안 만을 강조하는 모습에 저도 말할 수 없는 갈증을 느꼈는데, 로잔언약 내용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각성하고 연결된 이들이 복음주의 모임을 만든 것이 복상 발간의 동기”라고 회고했다.

‘복음과 상황’ 누리집 갈무리

복상은 초대 이만열·김진홍 목사 공동발행인에서 손봉호 교수와 홍정길 목사까지 4인 발행인 체제로 이어갔다. 재정 문제 등으로 1997년 폐간 위기를 맞았으나 서울중앙교회 장로인 우창록 변호사의 도움으로 3년을 버텨냈고, 2004년 다시 폐간 위기 때는 개신교 디지털매체 <뉴스앤조이>와 합쳐 3년간 합방 후 독립하기도 했다.

복상은 보수 개신교의 극우화 경향과 동성애·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세월호, 제주 강정, 탈교회 현상 등 개신교 내 예민한 담론을 열린 시각으로 다뤄왔다. 특히 전국 25개 지역에서 독자모임이 꾸려져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독자들 간 긴밀한 커뮤니티를 형성해왔다.

이범진 편집장은 “30돌 특집호에서 독자모임을 비중있게 다뤘다”며 “복음주의권이 전반적으로 근본주의화하는 경향이 짙은데도 복상 독자들은 동성애·성소수자 등에 대해 다른 생각도 받아들이는 품을 가진다는 점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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