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현실' 본 이재용의 쇄신..삼성전자 투톱체제로 [삼성전자 수뇌부 전격 교체]

트로이카체제 깨고 파격인사
반도체·가전·모바일 수장 전격교체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로 새출발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삼성전자가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3개 부문 대표를 전원 교체하고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로 새출발한다. 최근 미국 출장길에서 '냉혹한 현실'을 경험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7일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변경 3명 등 총 9명의 '2022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로써 약 4년간 유지됐던 트로이카 체제가 막을 내렸다. 종합기술원은 인공지능(AI),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첨단 소프트웨어 등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브레인'역할을 하는 연구전문조직이다.

이에 따라 한종희 소비자가전(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세트부문장으로 승진했다. 세트부문은 기존에 CE와 IT모바일(IM)을 통합한 조직이다.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부문장 사장으로 이동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가전·모바일 수장을 한 번에 바꾸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지난 2017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TV사업부문에서 1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번 부회장 승진과 함께 세트 사업 전체를 이끄는 수장을 맡아 사업부 간 시너지 극대화를 주도할 전망이다. 경 사장은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삼성전자에서 D램 설계, 플래시 개발실장, 솔루션 개발실장을 역임하며 메모리반도체 개발을 주도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팀장이었던 정현호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기존 업무를 그대로 맡는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활은 없었지만 정 부회장의 승진으로 향후 역할 강화가 기대된다. 정 부회장의 사업지원TF는 전략·인사 등 2개 기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및 관계사의 공통 이슈 협의, 시너지 및 미래사업 발굴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최경식 북미총괄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세트부문 북미총괄을 맡았으며, 박용인 시스템 LSI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과 김수목 법무실 송무팀장도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DS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던 박학규 사장은 세트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시스템 LSI사업부장 강인엽 사장은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회사 발전에 기여한 부회장·사장을 회장·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주요 사업 성장과 회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부사장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주의 인사를 실현했다"고 이번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