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감염병 전파 계산..K방역 '숨은 도우미'
전염병 확산 유행 예측
"모임 줄이면 감염 위험
35% 감소하는 결과 나와"
델타변이 전파력 분석도
◆ 팬데믹을 기회로 바꾼 K-R&D ③ KIST ◆
김찬수 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박사는 "나이와 가족, 집, 직장, 교통 이용 패턴 등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진 개개인이 상호 작용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이 개인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지, 이후 또 어떻게 다른 이들을 감염시키는지를 분석하는 시뮬레이션"이라고 설명했다.
가상 공간 속 5000만명의 개인은 제각각 국민 개개인의 이동 데이터를 반영해 움직이면서 만나고 헤어진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를 파악한다. 가상 공간을 당구대라고 가정하면, 하얀 당구공(비감염자)만 있는 당구대에 빨간 페인트를 묻힌 당구공(감염자)이 들어가 흰 당구공과 서로 부딪히면서 빨간 페인트가 묻은 당구공을 늘려 간다. 이때 빨간 당구공이 이동할 수 있는 반경을 좁히거나, 이동을 멈추게 하거나, 이동 시간을 제한하는 식의 '방역 조치'를 취하면 흰 당구공에 빨간 페인트가 묻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줄어든다. 흰 당구공의 움직임을 제한해 빨간 당구공을 만날 확률을 줄여도 효과가 있다.
실제 KIST 연구진은 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3차 대유행 당시 '5인 이상 거리 두기' 조치가 확산 억제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방역당국에 전달했고, 실제 방역 조치에 반영됐다. 올해 추석 연휴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모임'을 40% 줄이면 약 한 달 반 후 감염 확산 가능성이 33%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만남 시간이 12시간 이면 감염 위험이 60%인데, 만남 시간을 4시간으로 줄이면 감염 위험이 35%로 줄어든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방역당국과 함께 발표하기도 했다.
이 플랫폼이 코로나19 예측에만 활용된 것은 아니다. 2013년 수도권 신종플루(H1N1) 전파 시뮬레이션에 사용된 이후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등 전파도 시뮬레이션해 방역 정책 수립을 지원했다.
역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력이 이전 변이에 비해 어느 정도 빠른지에 대한 분석도 가능하다. 델타 변이 확산 당시에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7배 이상의 감염력을 가정해 계산해도 시뮬레이션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이를 뒤집어 보면 델타 변이 감염력이 기존 변이의 7배 이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오미크론 역시 감염력을 시뮬레이션해 이에 맞는 방역 조치를 제안하는 게 가능하다. 오미크론을 포함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훨씬 감염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뮬레이션을 통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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