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 그리는 낯설고 경이로운 세계[TV와치]

박정민 2021. 12. 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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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이'는 여러모로 이상한 드라마인데 그 이상함이 조화롭다.

송이경과 그를 쫓는 구경이의 격투전은 투박하기 그지없다.

이상한 것들로 가득 찬 '구경이'는 그 속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녹인다.

'구경이' 시청률은 1-2%대(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고전 중이지만 넷플릭스 '오늘의 한국 콘텐츠 Top 10' 1위를 차지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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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정민 기자]

'구경이'는 여러모로 이상한 드라마인데 그 이상함이 조화롭다.

마치 이리저리 꽂힌 젠가가 무너지지 않고 끝없이 쌓이는 모양새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낯선데 경이롭다.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극본 성초이/연출 이정흠)은 게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찾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이영애 분)의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이다. '구경이'는 여태껏 여러 드라마가 착실히 쌓아올린 여러 전개들을 보란 듯이 벗어난다. 여타 추리극에서는 범인의 수사망을 좁히고, 그 과정에서 반전을 주며 재미를 선사했다. 반면 '구경이'에서는 1화 엔딩에 범인 정체를 드러낸다.

살인마 K 송이경(김혜준 분)은 겉보기엔 평범한 20대 여자다. 천진한 얼굴로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광기를 품고 사는. 송이경과 그를 쫓는 구경이의 격투전은 투박하기 그지없다. 헉소리나는 액션이 아니다. 되는대로 주먹을 휘두르고, 손에 잡히는 물건은 모두 무기가 된다. 가꿔지지 않아서 오히려 더 현실적인 매력을 주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산타(백성철 분)과 송이경 추격신도 마찬가지. 살인자이지만, 평범한 사람인 K는 산타의 추격을 힘들어하고 버거워한다. 이 광경은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내 옆에서 누군가 저렇게 쫓고 쫓기고 있을 것만 같은 인상을 준다.

구경이를 둘러싼 인물들도 하나씩 의뭉스러운 점을 갖고 있다. 항상 구경이를 세상에 꺼내주는 나제희(곽선영 분)는 욕망에 눈멀어 용국장(김해숙 분) 편에 섰다 돌아왔다. 구경이를 살뜰히 돕는 산타 조수의 정체는 아직도 미스터리. 지질하지만 싹싹한 경수 캐릭터가 그나마 가장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상한 것들로 가득 찬 '구경이'는 그 속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녹인다. 성소수자 커플인 건욱(이홍내 분), 대호(박강섭 분) 사랑은 아주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시청자들은 서로를 바라보는 눈이 남다른 두 사람을 몇 분 동안 지켜보고 나서야 연인 관계임을 눈치챈다. 시청자들도, 극중 인물들도 두 사람 사랑에 딱히 의문을 품지 않는다. 이외에도 데이트 폭력, 동물 학대 등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구경이'가 보여주는 면면들은 신박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시청률과 OTT 플랫폼 수치 간 괴리를 보인다. '구경이' 시청률은 1-2%대(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고전 중이지만 넷플릭스 ‘오늘의 한국 콘텐츠 Top 10' 1위를 차지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호불호가 극명하지만 '구경이'가 보여준 낯선 세계는 상당히 흥미롭다. 종영까지 2회 만을 남겨두고 있는 '구경이'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기대된다.

(사진=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 캡처)

뉴스엔 박정민 o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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