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원조"..중국 배우의 뜬금없는 '갓 공정'

한국 전통 모자인 '갓'이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중국 유명 배우 우시쩌(吴希泽)는 지난 3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갓'은 우리나라(중국)에서 기원해 다른 나라로 전해졌다"며 한 장의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중국 배우 우시쩌가 '갓'이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며 게시한 사진 / 사진=우시지에 웨이보

우시쩌의 사진에는 자신이 최근 출연한 사극 드라마(一片冰心在玉壶)에서 갓을 쓰고 있는 장면이 담겨있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해당 드라마가 방영되자 "이 모자는 한국의 전통 모자가 아닌가요", "저 모자 보니까 한국 드라마에서 보는 거 같다", "한국인들이 전통의상 따라 했다고 뭐라 하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중국 사극에서 '갓'을 착용한 우시쩌 / 사진=드라마 '일편빙심재옥호' 스틸

그러자 우시쩌가 "이런 반응을 바로잡고 싶다"라며 뜬금없는 '갓 중국 기원설'을 주장하고 나선 겁니다. 이어 "우리(중국) 전통문화가 오해받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갓은 우리 전통 의상

우시쩌의 드라마 속 의상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속 의상과 매우 유사합니다. 중국 드라마 속 우시쩌는 누가봐도 우리 전통의상인 갓과 도포를 입고 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이 오해한 것이 아니라, 우시쩌가 오해한 겁니다. 오히려 중국 사극에서 우리 전통의상을 어설프게 따라한 느낌이 강합니다.

드라마 '킹덤' 속 전통의상과 갓 / 사진=넷플릭스

갓은 '킹덤'을 통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조선 시대 성인 남성이 머리에 쓰던 모자로 신분, 계급, 격식, 예의를 상징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국내 드라마와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해왔고 올 10월에는 김건 주영대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서 신임장을 제정하면서 도포에 갓을 쓰고 알현해 화제가 됐습니다.

BTS와 블랙핑크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은 한복을 입고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우리 전통 의상을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 배우 우시쩌와 같은 황당한 주장은 끊이지 않고 나옵니다.

중국은 수차례 '문화공정'을 통해서 김치, 한복, 윷놀이 등 한민족의 문화가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왜곡하고 있습니다.

중국에도 조상이 갓과 도포를 입고 지금도 명절이면 한복을 입는 민족도 있습니다. 바로 조선족입니다.

조선족은 한민족 혈통을 가진 중국 국적자를 뜻합니다. 중국은 문화·역사적 배경이 아닌 현재 국적을 기준으로 조선족의 문화가 자신들의 문화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에 거주하더라도 조선족은 우리와 문화적 뿌리가 같은 한민족이며, 우리 전통과 문화를 지키고 이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중국인들은 잊은 듯합니다.

사공성근 기자 4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