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눈치보며 2년 허송세월.."코로나 기원 규명 어려워졌다"

황민규 기자 2021. 12. 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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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휩쓸기 시작한 지 2년이 지난 가운데 여전히 코로나19 기원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2년을 허비하면서 사실상 코로나19의 기원을 파악하기 힘들어졌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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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기원 재조사, 경찰이 범죄현장에 2년만에 찾아가는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휩쓸기 시작한 지 2년이 지난 가운데 여전히 코로나19 기원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2년을 허비하면서 사실상 코로나19의 기원을 파악하기 힘들어졌다고 지적한다.

타임지는 6일(현지 시각) WHO가 사실상 코로나19 기원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현지 감염학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보도했다. 지난 2년간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강도의 현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WHO가 우한에 파견한 조사단 역시 중국 당국의 통제로 ‘정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화난 수산시장. /연합뉴스

이 같은 기원 조사에 대한 학계의 비판이 이어지자 WHO는 지난 10월 코로나19의 정확한 기원을 찾아내고 향후 유사 감염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과학 자문그룹(SAGO)을 발족시켰지만 이마저도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SAGO에 코로나19의 전염 경로 중 하나로 추정되는 공기 중 전파를 다룰만한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맹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호세 루이스 히메네즈 콜로라도대학 화학 교수는 “코로나가 비말이나 신체접촉뿐 아니라 공기 중에 떠있는 작은 입자를 통해 확산될 수 있다는 걸 WHO가 일찍 인지했다면 많은 사망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 2년간 정보의 장벽을 세운 중국이 이번 역시 조사에 협조적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 또한 한계로 지적된다. 앞서 천쉬(陳旭) 중국 UN 대표부 대사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앞서 두 차례나 국제 조사팀이 중국에 왔으며, 명확한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며 “이제는 다른 곳에 조사팀을 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실상 조사에 순순히 협조하겠다는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

WHO 자문위에서 활동한 로렌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보건법학과 교수는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지금에 와서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기원 규명에 나서는 건 경찰이 범죄가 발생하고 2년 뒤에 사건현장에 찾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현 시점에서는 더이상 제대로 된 기원 규명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현지 공안요원. /EPA 연합뉴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전염병 전문가인 조나 마제트 교수는 코로나19를 악령에 비유하며 “지니(바이러스)가 이미 병 밖으로 나온 지 한참 후에야 조사를 시작한 감염병은 역사적으로 최종적인 기원을 규명해낸 사례가 매우 드물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머지않은 미래에 또다른 팬데믹 도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19의 기원을 규명해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사라 길버트 옥스퍼드대 백신학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우리의 생명과 생계를 위협하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며 “다음 바이러스는 더 전염성이 있거나 치명적이거나 둘 다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얻는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 방어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보의 장벽에 가로막힌 코로나19의 기원은 점점 미궁 속에 빠지고 있다. 고스틴 교수는 “우리는 다음에 올 팬데믹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중국이 세운 정보의 벽에 막혀) 우리는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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