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조차 아깝다'.. 계속되는 코로나에 불황형 카드 인기

유진우 기자 2021. 12. 7. 15: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카드업계에서 낮은 연회비와 실적으로도 쏠쏠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불황형 카드'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은 올해 초 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지친 나머지 연회비가 다소 비싸더라도 특정한 상황에서 다양한 혜택을 주는 '체리피커'형 카드를 고르는 경향이 짙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드업계에서 낮은 연회비와 실적으로도 쏠쏠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불황형 카드’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와 함께 모처럼 불이 붙나 싶던 소비 심리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시 움츠러든 탓이다.

금융 소비자들은 올해 초 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지친 나머지 연회비가 다소 비싸더라도 특정한 상황에서 다양한 혜택을 주는 ‘체리피커’형 카드를 고르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세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여행·외식업을 포함해 돈 쓸 곳도 마땅해지지 않자 별다른 이용 조건을 따지지 않는 ‘무조건 적립·할인’형 카드 선호도가 올해 하반기 들어 높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7일 신용카드 전문 사이트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이달 발급한 신용카드 가운데 발급액을 기준으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카드 10개 가운데 절반은 ‘무조건’ 카드였다. 무조건 카드는 이전 달에 어디서 얼마를 썼든 간에 별다른 조건 없이, 쓰는 만큼 포인트나 현금으로 적립을 해주는 카드를 말한다.

해당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가장 많이 발급된 신용카드는 ‘현대카드 제로 에디션2(ZERO Edition2)’였다. 이 카드는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조건 없이 이용금액 0.7%를 깎아 준다. 3위로 꼽힌 우리카드의 ‘DA@(디에이올)카드의정석’, 4위인 BC카드 시발(始發)카드, 6위 하나카드 애니 플러스(Any PLUS)카드, 9위 롯데카드 로카 라이킷(LOCA LIKIT) 1.2 모두 카드사만 다를 뿐 제공하는 혜택이 비슷하다.

그래픽=이은현

이들 카드는 모두 연회비가 1만원 수준이다. BC카드 시발카드가 8000원으로 가장 낮고, 가장 비싼 하나카드 애니 플러스 카드도 1만5000원 정도다.

이는 그동안 연회비 10만원이 넘어가는 매스티지·프리미엄 카드에서 주로 제공하던 특급호텔·백화점·골프장·공항 라운지 같은 고급 혜택보다 교통·통신·주유처럼 고정 지출·생활 밀착 혜택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훨씬 많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매년 카드사가 마케팅 비용 절감을 이유로 신용카드 관련 혜택을 줄이는 추세라, 연회비가 높은 카드를 써도 이전과 동일한 혜택을 누리기 어려워졌다”며 “가계별 소비 습관에 맞춰 메인으로 사용하는 카드를 따로 실적 기준에 맞춰 쓰고 ‘무조건 카드’를 보조 카드로 사용하는 금융 소비자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전문가들은 고만고만한 조건에서도 최대한 혜택을 누리고 싶다면 “한시라도 빨리 카드를 발급하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지난달 1위를 차지한 현대카드 제로 에디션2 카드는 기존 ‘현대카드 제로’ 카드를 지난해 5월 단종시키고 이름을 에디션2로 바꿔서 내놓은 상품이다. 이 상품은 단종되기 전 ‘제로’일 때부터 이미 300만명 이상이 발급을 받은 베스트 셀러 상품이다.

현대카드 중 유일하게 실적 없이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무조건 카드였던 데다, 연회비가 5000원에 불과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적었던 사회 초년생들에게 선호도가 높았다. 이 카드는 개편 이후 핵심 혜택은 동일하지만, 연회비가 2배로 올랐다.

금융개발원 관계자는 “통상 높은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는 혜택을 받는 데 다수의 제한 사항이 따라붙지만, 무조건 카드는 혜택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라며 “앞선 사례들을 봤을 때 피킹률(사용 금액 대비 혜택받은 금액으로 해당 신용카드로 혜택을 얼마나 알차게 받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수치)이 높은 상품은 카드사 입장에서 수익성을 이유로 들어 필시 단종을 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