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바꿔입었지만 '잠실GD'는 그대로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스경X인터뷰]

김하진 기자 2021. 12. 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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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지용. 두산 베어스 제공


투수 김지용(33)의 별명은 ‘잠실 GD’다.

가수 지드래곤의 본명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애칭이다. 중앙고-강릉영동대를 졸업한 뒤 2010년 LG에 입단한 김지용은 2016년 팀의 필승조로 자리잡으면서 이 별명까지 얻었다.

다음 시즌에도 김지용은 ‘잠실 GD’다. 하지만 유니폼이 바뀌었다. 2021시즌을 마치고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지용은 지난 3일 두산에 새 둥지를 틀었다. 잠실구장 마운드를 홈으로 쓰는건 같지만 이제는 줄무늬 유니폼을 더이상 입지 않는다.

김지용은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를 알아봐준 팀이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올시즌 성적만 보면 김지용의 방출은 의아할 정도다. 김지용은 1군에서는 단 3경기에 뛰었다.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중순 1군의 부름을 받기 전까지 퓨처스리그에서 21경기 1세이브5홀드 평균자책 2.16을 기록했다. 21경기 중 실점을 내준 경기는 단 2경기 뿐이었다.

그럼에도 1군 마운드에는 김지용이 설 자리가 없었다. LG의 2021시즌 팀 평균자책은 3.57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았다.

김지용은 시즌 후반 ‘야구 생활을 정리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내 것만 잘 하면 당연히 기회를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내 컨디션을 찾고 성적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기회를 못 받았고 후배 투수들도 잘 하고 있었다. 그래서 먼저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마음 속에는 도전을 향한 열망이 커졌다. 2군에서 마냥 시간을 기다릴만큼 어린 나이도 아니었다. 김지용은 “시간을 허투루 보내기 아까웠다. 나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팀을 찾아서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결심은 9월에 굳혔다. 김지용은 페넌트레이스가 끝나고 나서 팀과 면담을 했고 LG와 작별을 했다.

방출 명단이 공개되자마자 가장 먼저 연락이 온 팀이 두산이었다. 김지용은 “두산은 처음부터 확실하게 답을 줬다. 나중에 다른 팀에서 연락와도 두산이 제일 먼저 연락을 했기 때문에 의리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몸 상태는 최상의 컨디션이다.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던 2016년과 비슷하다. 2018년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거쳤던 김지용은 지난해에는 다리 내전근 부상을 입어 1군에서 단 4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4월부터 차차 제 컨디션을 찾았다. 김지용은 “한창 좋았을 때와 별 차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지용의 이적을 아쉬워하는 LG팬들이 많다. 팀에게 좋은 기억을 안겨준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두산으로 갔다고해서 아까워하실 필요 없다. 후배들이 너무 잘하니까 그 부분을 인정하고 나왔기 때문”이라며 “나도 LG 아니었으면 야구를 할 수 없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경쟁해야겠지만 서로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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